비가 내린 그 날 우리는 다시 만났지 그대는 비를 싫어했고 나는 비를 좋아했어 그대를 위해 그런 그대를 위해 애써 부정했어 내가 좋아하는 이 비를 너의 미소에 그 날의 너의 너의 미소에 너란 사람에 이 비를 이 비에 내 모든게 씻겨 버리기를 바랬어 모든 기억들 씻어낼 수 있기를 바랬어 내리는 비에 두 눈을 적시면 그대를 그때처럼 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싶어 아직 너 땜에 슬퍼하는 게 잘못된 걸까 기억에 갇혀 사는 궁상맞은 미련인 걸까 그 날의 외침 내 맘속 외침 가려진 빗속의 비수섞인 외침 아무리 돌아오라고 가지말라고 뺏지말라고 소리지르고 발광을 하고 지껄여봤자 이 비가 날 적셔 시간을 적셔 그대에게 닿기전에 흩어지겠지 난 그게 너무 두려워 멀어버리면 얼룩진 내 두 눈이 차라리 멀어버리면 아름다운 여전히 아름다운 그댈 보질 못한다면 진심어린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이 의미없이 후회없이 사라질수 있을까 진심어린 그대를 향한 나의 외로움이 의미없이 미련없이 사라질수 있을까 내 머릿속 가둬두었던 10년의 작은 기억들 보내 버리면 내 가슴속에 남은 작은 기대마저 입김처럼 메아리처럼 흔적없이 사라져 변해질 수 있을까 입 밖으로 소리조차 낼 수가 없어 무모했던 사랑 안에 부질없는 사랑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소릴 지껄이고 있어 난 여전히 아름다운 그대 애인의 안불 묻고 있어 난 난 힘없이 마른 웃음을 짓고 있어 너를 기억하며 하염없이 웃어 이루지도 못한 사랑 때문에 그대와 내가 보낸 시간들은 이 넓고 넓은 세상보다도 많았었는데 내게는 너란 여자 기억했던건 내 짧고짧은 손톱만큼의 기억이었어 그대는 나란 사람 만났었던건 내 모습 가물 가물 잊혀질때 쯤이겠지만 그거 알아 내가 뭣 때문에 살아가는지 너는 알아 나는 그 손톱만큼 밖에 남지 않는 기억 때문에 내가 살아 추억에 갇혀 늦어버린 시간 앞에 너를 놓쳐 다신 돌아 갈수도 없는 굳게 닫힌 문 틈 앞에서 이제야 나를 조금은 조금은 아쉬워하는 니가 보여 마치 노을처럼 사라져 가는 니가 보여 기억을 놓치던 그날처럼 니가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