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프로젝트 지브라는 3명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이다.
흔히 재즈 트리오는 '피아노-콘트라 베이스-드럼'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트리오를 말하는데 지브라는 '보컬-피아노-콘트라 베이스'로 이루어진 독특한 스타일의 트리오로 구성되어 있다.
'지브라'는 '김동욱'이 이미 2006년에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표할 때 사용한 이름으로 이번 재즈 프로젝트를 결성하며 흑(재즈와 소울)과 백(클래식과 스탠더드)의 조화를 가장 잘 표현한 타이틀로 생각해 정한 듯하다.
보컬의 김동욱, 베이스에 아프로 소울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 세렝게티(Serengeti)의 리더이자 베이시스트 유정균, 그리고 클래식을 전공한 작, 편곡가 진한서 3명이 뜻을 모았다.
3명의 음악 스타일을 보면 소울, 재즈, 록, 클래식,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모습이 연상되는데 이런 요소들이 재즈 스탠더드라는 하나의 스타일로 모아져 있다. 이번 앨범에서 김동욱이 부른 노래들은 재즈에서 오랫동안 연주되고 불리는 재즈 스탠더드(Jazz Standard)다.
재즈에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창작곡도 있지만 예전부터 연주되는 스탠더드를 재해석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재즈 감상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것 중 하나가 스탠더드 감상이다.
특히 연주곡이 아닌 보컬 곡으로 듣는 것이 우선인데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재즈의 핵심인 즉흥연주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스탠더드는 재즈가 대중음악이었던 1920~40년대 스윙시대에 만들어진 곡이 대부분으로 영화와 뮤지컬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은 곡이 많다.
조지 거쉰, 콜 포터, 리처드 로저스, 해롤드 알렌, 제롬 컨 등이 스탠더드 전성기 시절 대표 작곡가들이다.
다시 말하면 김동욱이 부른 곡들은 재즈 스탠더드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재즈 연주자(보컬리스트)들이 데뷔할 때 가장 많이 선곡하는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짐작이지만 김동욱이 캐나다에서 재즈 공부(캐나다 험버대학 재즈보컬) 할 때 주로 불렀을 곡이기도 하다.
서두에 말했듯이 대중가수들이 재즈 스타일의 앨범을 발표해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재즈가 마니아 중심의 음악이고 스탠더드가 보편화되지 않은 국내 음악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중가수들이 재지한 분위기로 노래하는 모범적인 모델이 해외에는 꽤 있다. 물론 스탠더드라는 것이 미국의 대중음악의 뿌리에 해당하는 전통음악이기에 서로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다르지만, 재즈 연주자 외에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스탠더드 부르기에 동참하고 있다. 투병 이후 록에서 완전히 전향하여 스탠더드 가수로 제3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로드 스튜어트를 필두로 블루아이드소울의 대표주자 마이클 볼튼, 컨트리 음악의 리더 윌리 넬슨, 탁월한 재능으로 여성 음악인의 우상이 되고 있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그리고 오랫동안 재즈와 팝으로 오가며 멜로우한 목소리로 사랑받는 베리 메닐로우 등이 스탠더드를 멋지게 구사하는 가수들이다.
그리고 신참에서 찾는다면 데이빗 포스터의 지원으로 이제는 글로벌 아티스트가 된 캐나다 출신의 마이클 부블레가 있다.
자신이 만든 창작곡도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가 부르는 올드 팝과 스탠더드는 세련된 편곡이 가미되어 그만의 새로운 노래로 재탄생되고 있다. 그가 그래미 트로피를 받을 때 수상 부문이 재즈가 아니고 트래디셔널 팝(Best Traditional Pop Vocal Album)인 것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많다. 아무튼 디테일한 장르 구분은 잠시 뒤로 미루거나 전문가에게 맡기고 스탠더드를 처음 듣는 분들은 아름다운 스탠더드와 친해지는 기회의 장으로 삼고, 재즈 팬들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남성 스탠더드 보컬리스트의 탄생에 박수를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