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3위(가슴에서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별점은 해당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슴에서 일률적으로 매긴 평점입니다.) 1971년에 나온 김민기의 유일한 정규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이른바 ‘전설’이란 명칭에 값할 많지 않은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전설은,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량 압수 수거되고 이후 음반가의 초희귀본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민기 본인이 오래 동안 정치적 박해와 금지의 사슬에 묶인 채 금기의 시절을 살아야 했다는 사실에 기...
1971년에 나온 김민기의 유일한 정규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이른바 ‘전설’이란 명칭에 값할 많지 않은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전설은,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량 압수 수거되고 이후 초희귀본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민기 본인이 오랫동안 정치적 박해와 금지의 사슬에 묶인 채 금기의 시절을 살아야 했다는 사실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이 음반의 가치는 그런 데에만 있지 않다. 이 음반은 당시까지 서구 모던 포크의 번안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의 이른바 통기타 가요가 한국 젊은이들의 정신과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 양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음반이고, 스스로 작사 작곡하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시대의 도래를 알린 음반이며, 대중가요가...
1. Legend
1971년 말에 발표된 이 음반은 이듬해 1972년 3월 서울대 문리대 '신입생 환영 공연' 이후 전량 수거되어 폐기되었다. 이렇게 거의 발매되자마자 '불온' 딱지를 붙인 뒤 이 음반은 '전설'이 되었다. 이후 몇 가지 버전의 음반들이 나돌면서 '컬트'의 대상이 되었다. 공식적인 재발매는 두 번 있었는데 한번은 1987년 9월5일, 다른 한번은 1990년 1월5일이다. 첫 번째 재발매는 보랏빛의 변형된 표지와 수록곡의 일부를 뺀 뒤 "아! 대한민국"(!)이라는 '건전가요'를 추가하여 발표되었고, 두 번째 재발매는 초판과 동일한 포맷(표지과 수록곡)으로 발표되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저작자의 허락을 충분히 얻어서 발매한 것은 아니었고 원본(마스터 테이프)이 보존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