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와 양희은이 빚어낸 ‘아침이슬’은 단순한 유행가요가 아닌 시대의 상징이었다. 재킷 속에 등장한 한국 포크 대모의 첫 모습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머슴 같은 청바지, 청남방, 청색 운동화 그리고 생머리에 통기타가 전부였다. 하지만 맑고 청아한 보컬로 부른 이 환상적 콤비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시적인 노랫말은 동시대 젊은이들의 가슴을 쳤다. “아침이슬의 이미지를 노래로 만들었을 뿐”이라는 작곡자 김민기의 덤덤한 작곡후기와 상관없이 이 노래는 무대보단 거리에서 더 인기였다. 1970~80년대 모든 시위 현장의 주제가였고 지금도 각종 모임의 대미를 장식하며 참석자들에게 강한 연대의식을 안겨주는 국민가요가 됐다.
양희은은 김민기의 페르소나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항가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