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미는 김추자와 함께 '신중현 사단'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다. 활동 당시에는 김추자의 명성에 가려 빛을 덜 본 감이 있지만('아류'로 매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전설'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김추자를 크게 능가한다. 우선 김추자는 1970년대 간판 스타 중 하나라 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크게 누려 오늘날 다소 식상한 감이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김정미의 존재는 '신비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금지곡도 유난히 많아 제약이 많았고, 활동 기간도 6년 남짓으로 그리 긴 편은 아니었다. 또한 간간히 근황이 들려오는 김추자와는 달리 김정미는 가수 활동을 접은 이후 완전히 대중의 사야에서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이 김정미를 중고 LP 음반계의 '여제'로 등극시킨 주요 원인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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