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자신의 음악 세계에 일관해온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독특한 아트 락 세계가 동양적 사고와 어우러지면서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새롭고도 충격적인 사운드로 다가온다. 전작 '푸른별에서의 하루'가 독창적인 사운드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지만 결국 이 새 앨범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 할 것 같다.
특히 이번 앨범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보컬뿐만 아니라 녹음과 믹싱까지 전 과정을 혼자의 힘으로 이뤄낸 전례없는 원맨 음반이다.
앨범 '길떠난 이야기'는 웅장한 징소리로 시작되는 오프닝 곡 '발원문(發願文)'에서 나타나듯 동서양 음악의 절묘한 믹스가 듣는 이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경향은,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길떠난 이야기'를 거쳐 가야금 연주곡 '진혼곡(鎭魂曲)'에 이르러 그 발전적 구성력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전작에 비해 Guitar를 좀 더 전면에 배치시켰고 샘플링 기법과 함께 가야금을 직접 연주하기도 했는데 수록곡 전체가 각기 독특한 사운드와 아이디어를 갖추고 있어 듣는 이를 숨돌릴 틈 없이 몰입시킨다. 한가지 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노랫말들인데 이 앨범의 중요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일 것이다.
10대 위주의 상업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음악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구도자적 자세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완성해 가고 있는 아티스트, 조한웅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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