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eanfromtheblue가 여는 새로운 알앤비의 시대, [NEWRNBERA]
많은 음악가가 언급하고, 또 지향하는 장르인 알앤비. 덕분에 당장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알앤비를 검색해 보면 수 많은 플레이리스트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도 정작 여전히 알앤비/소울이 무엇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는 드물다. 이는 그만큼 알앤비/소울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음악, 혹은 문화와 결합되어 현재의 특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일 거다. 이런 와중에 장르를 자신 있게 앨범 타이틀에 붙여 내세우는 이가 등장했으니. 바로 oceanfromtheblue다.
oceanfromtheblue는 이미 여러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방향성, 그리고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 준 음악가다. 특히나 2023년 2월에 발표한 [oceanfromtheblue]는 아티스트 개인이 지닌 맥락이 장르 음악에 단단히 결합되어 많은 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킬 만한 힘과 설득력이 있는 결과물이었다. 이후 oceanfromtheblue는 그 어떤 이야기를 풀어 가기보다도 장르만이 줄 수 있는 재미, 그리고 음악가가 느낄 수 있는 창작의 즐거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런 생각이 반영된 것이 바로 [NEWRNBERA]다.
[NEWRNBERA]는 정규 앨범 혹은 EP보다도 믹스테입에 가까운 작품이다. 특히 oceanfromtheblue는 1990년대 혹은 200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콘템포러리 알앤비에 힌트를 얻어 2020년대의 콘템포러리 알앤비를 구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시대의 트렌드를 이끄는 힙합/알앤비 장르 음악가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건 물론, 트랩과 드릴, 플러그 등 힙합의 세부 장르 음악을 구현한다. 그 때문에 이번 믹스테입을 듣는 이는 그 어떤 이야기나 서사, 혹은 연결성보다도 트랙을 플레잉하는 즉시 듣는 재미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거다.
참고로 이번 EP는 8월 말에 발매 예정인 믹스테입의 일부 트랙만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 만큼 청자들은 머리와 어깨에 힘을 빼고 EP를 들으며 oceanfromtheblue가 제시하는 새로운 시대의 알앤비 음악이 지닌 마력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 인스(KBS Cool FM <STATION Z>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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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ewRnbEra
새로운 알앤비의 시대를 의미하는 직관적인 제목처럼 뚜렷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곡이다. 많은 이들이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바로 현대의 한국 장르 음악 씬과 플레이어에 대해서 솔직한 자기 생각을 내비치는 oceanfromtheblue의 가사다. 특히나 제대로 실력이 갖춰지지 않은 이에게 일침을 가하는 부분은 수많은 플레이어와 장르 팬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것임이 분명하다. 더불어 노래에 담긴 oceanfromtheblue의 팔세토 보컬은 청자에게 청각적인 쾌감을 안겨줄 거로 확신한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Oov
Arranged by Oov
2. Take It (feat. The Quiett)
바운스감이 다분한 리듬 루프가 특징적인 힙합 트랙이다. oceanfromtheblue는 이런 프로덕션 속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고, 상대방은 모든 것을 가질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재미있는 건 가사에서는 이전처럼 oceanfromtheblue 특유의 감수성 보다도 힙합의 애티튜드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트랙의 피처링으로는 한국 힙합을 상징하는 CEO이자 음악가 The Quiett이 참여했다. The Quiett은 무심한 듯 쿨한 랩을 내뱉으면서 트랙에 설득력을 더한다. 여러모로 두 음악가가 가진 맥락을 파악하고 듣는다면 더욱더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노래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The Quiett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Antoine Labbe-Chapuis
Arranged by Young Twan
3. Swoosh (feat. DUT2)
사랑하는 이의 입술을 나이키의 로고로도 유명한 스우시로 비유한 곡이다. 프로덕션 자체만 놓고 보면 기타를 비롯한 여러 악기 사운드 위에 트랩 리듬이 얹어져 야릇하고도 끈적한 무드가 지속된다. oceanfromtheblue는 훅 부분에서 스우시와 관련된 라이밍을 하며 리듬감을 만들어 나가는 건 물론, 연인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컬로 표현한다. 여기에 살짝 브레이크를 하는 방식으로 트랙에 포인트를 준다. 트랙의 피처링으로는 마인필드의 싱어송라이터 DUT2가 참여했다. 트랩 리듬에 이해도가 높은 뮤지션답게 DUT2는 트랙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벌스를 더해냈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DUT2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DUT2, Tuomo Korander, Tommi Vatanen
Arranged by BigBadBeats
4. Cliche
많은 음악 팬들이 알앤비/소울을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음악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사실 장르 음악가들은 단순히 사랑을 넘어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표현을 풀어놓는 것에 집중한다. “Cliche”가 그렇다. oceanfromtheblue는 이번 믹스테입을 작업하며 가졌던 여러 상념을 몽환적인 사운드의 트랩 비트 위에 노래한다. 특히나 주변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떠올린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중반부의 가사는 보여주고 증명한 아티스트만이 가질 수 있는 자기 확신에 가깝게 느껴진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Arranged by oceanfromtheblue
All instrumentals by oceanfromtheblue
5. Talk to Me
“Talk to Me”는 지난 몇 년간 힙합 씬의 화두로 떠올랐던 UK, 그리고 브루클린 드릴 장르에 해당하는 사운드가 담긴 곡이다. 그만큼 드릴 음악의 팬들에게는 불규칙한 스네어와 널 뛰는 듯한 느낌의 808 베이스, 그리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한 차례 환기하는 후렴 등 여러모로 즐길 거리가 가득한 트랙으로도 보인다. 재미있는 건 oceanfromtheblue의 가사와 퍼포먼스다. 그는 폭력적인 가사보다도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노래하는 건 물론, 메인 벌스에서 노래가 아닌 랩을 구사하기까지 한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N-Soul, Blu
Arranged by N-Soul, Blu
All instrumentals by N-Soul, Blu
6. Apgujeong-ro (feat. Gist)
알앤비 뮤지션들은 드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Drillnb 혹은 Drill Soul이라는 움직임을 일으켜 장르 음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자 노력했다. 그런 면에서 ‘Apgujeong-ro’는 일련의 흐름과 동시에 oceanfromtheblue의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곡이다. oceanfromtheblue는 압구정로라는 한국의 특수적인 공간을 소재로 활용해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이성에게 자신의 호감을 표한다. 여기에다 기성 음악가들과 다른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며 듣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장르 팬들은 드릴 역시 음악가의 표현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음을 알게 될 거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Gist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Gist, Labii.hz, OA9
Arranged by Labii.hz, OA9
All instrumentals by Labii.hz, OA9
7. Run It Up (feat. Kvsh)
사운드클라우드를 넘어 유튜브, 틱톡 시대로 돌입하며 생겨난 2020년대의 수 많은 장르 음악. 그중에서도 ‘Run It Up (feat. Kvsh)’는 PluggnB 사운드가 담겨 있는 트랙이다. 자칫하면 중독적인 신시사이저와 변형된 트랩 리듬의 프로덕션에 포커스를 맞추기 쉽지만, oceanfromtheblue는 능수능란한 완급조절이 특징적인 보컬과 탁월한 박자감각을 보여주며 노래의 중심에 단단히 위치한다. 트랙의 피처링으로는 WEDAPLUGG Records의 싱어송라이터 Kvsh가 참여해 노래에 무드를 더해냈다.
Lyrics by oceanfromtheblue, Kvsh
Composed by oceanfromtheblue, Kvsh, OA9
Arranged by OA9
All instrumentals by OA9
Mixed & Mastered by NahzamSue at Wormwood Hill Studio
Visual Direction by Heesoo Park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