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지 90년이 다 되어가는 'That Old Feeling'은 지나간 사랑 또는 덧없는 사랑의 감정을 담은 곡이다. 프랭크 시나트라, 쳇 베이커가 불렀고 6년 전엔 밥 딜런도 자신의 서른 여덟 번째 스튜디오 앨범에서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하지만 김주환은 이번 작업을 통해 빌 에반스와 토니 베넷, 다이나 쇼어와 안드레 프레빈의 느낌 사이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하고 싶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물론 시도는 성공적이다.
피아노 연주는 일본 재즈 피아니스트 후타미 유키의 솜씨로, 세 살 때부터 피아노에 앉은 그는 빌 찰랩부터 윈튼 켈리, 키스 재럿, 피니어스 뉴본 주니어에 두루 영향을 받아 스스로가 '젊은 정통파'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유키와 김주환은 이 곡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하나의 무드를 향해 부드럽게 전진하는데, 그 절제된 섬세함은 노래를 한없이 투명하게 만든다. 'That Old Feeling'은 유키가 좋아하는 오스카 피터슨의 반주로 부른 루이 암스트롱의 버전도 있지만 두 사람은 거기에서도 멀찍이 물러나 자신들만의 색깔로 이 '오래된 느낌'을 해석한 것이다. 이 곡은 유키와 듀오로 녹음한 김주환의 열 한 번째 앨범, 그 첫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글 / 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