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면
집안이 너무 조용해진다.
가만히 앉아 이상할 만큼 조용한 그 집을 둘러보면
가지런히 개어 놓고 간 잠옷과
바닥엔 긴 머리카락 몇 올.
덩그러니 놓인 칫솔을 보고 나면,
그는 이별을 겪는다.
그곳에서 오늘도 내일도 자야만 하는 그는
그녀가 쓰고 간 칫솔을 버리지 못한다.
그게 자신 같아서 일까?
아니면 그게 그 사람이 두고 간 전부여서?
떠난 사람의 물건을 정리하는 건
그 사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
그는 절대 버리지 못할 그것.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