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의 기본 콘셉은 조각난 기억들의 재구성이다. 스케치북에 자유롭게 그려진 그림들처럼, 뜻하지 않게 만난 불가해한 상징들...지난 시간들과 앞으로 올 시간들...떠난 사람과 새롭게 시작되는 삶...연결되지 않는 것들...앨범 자켓을 보면 알겠지만, 99의 문으로 들어오면 그런 것들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앨범 자켓에 등장하는 상처입은 물고기들처럼 살아간다... 앨범은 '아흔아홉구비'라 이름붙은 연주곡들에 의해 몇 도막으로 나뉜다. 아흔아홉구비 I의 앞쪽은 앨범의 도입부에 해당한다. 밴드를 소개하고([99]), 99의 분위기 속으로 사람들을 초대한다([초대]). 복고적인 분위기의 네 번째 곡 [사진 속의 여자]를 징검다리 삼아 다음 분위기로 넘어간다.
아흔아홉구비 I과 II 사이에는 몽환적인 곡들이 모여 있다. 일상([틈])에서 꿈([나비의 꿈])으로, 꿈에서 기억([Night Train])으로 넘어간다. 일상들, 희망들, 소박하고 진솔한 삶의 모습들, 약간은 아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뭐 그런 것들...랩이라는 표현 양식이 솔직하게 이와 어울려 준다. [Night Train]에서는 허클베리 핀의 보컬리스트인 남상아가 코러스를 해주는데, 특유의 마술적인 분위기가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아흔아홉구비 II와 III 사이에는 좀 더 극단적인, 아방한 곡들이 모여 있다. 무그가 이상한 소리들을 내는 틈바구니에서 포크([2월]), 록([새벽]), 읊조림과 테이프레코딩([성벽]) 등이 극단적으로 실험된다. 아흔아홉구비 III이 지나면 앨범이 결말지어진다. 흥겹고 희망적인 랩 곡인 [발아(發我)]가 앨범의 대단원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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