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음색 Sharon Van Etten
아름답고 우아한 어둠 속의 얼터너티브 사운드 [Remind Me Tomorrow]
황홀한 천상의 음색으로 깊은 고백조의 팝 뮤직을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 샤론 반 에튼(Sharon Van Etten). 우아한 품격 속에 섬세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풀어낸 포크 앨범 [Tramp](2012)와 푸른 심연속에서 전해지는 슬픈 속삭임과 같은 서정적인 포스트-브레이크업 앨범 [Are We There](2014)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반열에 오른 그녀가 5년간의 공백기를 지나 새로운 앨범 [Remind Me Tomorrow]로 돌아왔다.
전작 앨범 이후 샤론 반 에튼은 뮤지션이 아닌 배우로서 넷플릭스(Netflix)의 드라마 ‘The OA’와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의 ‘트윈픽스(Twin Peaks)’의 세 번째 시즌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또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으며 대학으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하기도 하였다. [Are We There]로부터 4년 여가 흐르고 발표되는 새 앨범, [Remind Me Tomorrow]에서는 그녀의 변화된 삶만큼이나 많은 것이 달라졌다. LA의 여러 스튜디오에서 클라우드 낫씽스(Cloud Nothings),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 등과 작업해온 존 콩글턴(John Congleton)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한 [Tramp] 앨범처럼 이번에도 다양한 게스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슈 슈(Xiu Xiu)의 제이미 스튜어트(Jamie Stewart), 라스트 섀도우 퍼펫츠(The Last Shadow Puppets)의 재커리 도우즈(Zachary Dawes), 아톰스 포 피스(Atoms for Peace)의 조이 워롱커(Joey Waronker), 그리고 워페인트(Warpaint)의 스텔라 모즈가와(Stella Mozgawa) 등이 함께하였다.
[Remind Me Tomorrow]의 첫 싱글 'Comeback Kid'야 말로 완전히 새로운 샤론 반 에튼을 감지할 수 있는 곡이다. 강렬한 얼터너티브 인상을 지닌 이 곡은 그녀의 화려한 컴백과 새로운 음악적인 스타일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알린 셈이다. 두 번째 싱글 'Jupiter 4'의 경우 그래도 비교적 과거 그녀의 모습에 가까운 편인데 어떤 스산한 분위기가 끊임없이 감돈다. 이런 흐린 분위기의 미스터리한 앰비언스는 'Memorial Day' 같은 트랙에서도 이어진다. 'No One's Easy to Love'에서는 마치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의 'Ava Adore'를 연상시키는 공허한 드럼 머신 위로 체념한 듯 노래가 흘러간다. 드럼 머신과 거친 효과의 경우 'You Shadow', 그리고 'Hands'에서도 전개되지만 이를 그녀의 소울풀한 감성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감정을 담아 노래에 힘을 불어넣는 'Seventeen'은 마치 격렬한 포스트 펑크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뉴욕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녀가 뉴욕이라는 도시에게 헌정하는 ‘러브레터’와 같은 성격을 지닌 감성적인 팝 락 넘버로 이전과 오늘날의 새로운 샤론 반 에튼을 동시에 표현해낸 곡이다.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샤론 반 에튼은 여전히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목소리에는 이전보다 더욱 힘이 실려 있고 -슈 슈를 통해 만들어진 듯한-다양한 음향효과들이 앨범을 채우면서 보컬을 중심으로 모든 파트가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인디 씬을 대표하는 예술가로서의 그녀의 위치를 재확인시키는 작품이다. 과거와의 음악적 색깔과는 별개로 이 역시 듣는 이들과 매우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끔 한다. 이는 우울하지만 결코 슬픈 작품은 아니다. 어둠에 지나치게 안주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특유의 담담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 노래들로 하여금 그녀는 우리를 또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아름답고 우아한 어둠이 바로 거기에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