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매력적인 밴드 Khruangbin과 말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Vieux Farka Touré의 프로젝트 앨범 [Ali]
세 번째 앨범 [Mordechai] 그리고 리온 브릿지스(Leon Bridges)와 협업한 [Texas Sun], [Texas Moon]에서 알 수 있듯 크루앙빈(Khruangbin)은 협업에 열려 있는 밴드이다. 그래미를 수상한 말리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알리 파르카 투레(Ali Farka Touré)를 아버지로 둔 ‘사하라의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라 불리는 뷰 파르카 투레(Vieux Farka Touré)는 현재 성공한 기타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Ali]는 '아프리카의 존 리 후커(John Lee Hooker)'라고 불렸던 알리 파르카 투레의 곡을 크루앙빈과 뷰 파르카 투레가 함께 재창조해낸 앨범이다. 아프리카가 낳은 최고의 기타리스트 알리 파르카 투레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3회 수상했으며, 말리의 전통음악을 블루스의 요소와 융합시켜 '데저트 블루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뷰 파르카 투레가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면서 타마셰크어, 풀라어, 밤바라어로 노래하며, 크루앙빈의 기타 연주자 마크 스피어는 뷰 파르카 투레와 포지션이 겹쳐 이번 앨범에서 기타는 물론 건반과 콩가를 연주하기도 한다. 이는 일종의 알리 파르카 투레의 트리뷰트 앨범의 성격이 강하다.
앨범에서 맨 처음 공개된 'Savanne'의 경우 크루앙빈 특유의 환각적인 무드가 고스란히 존재하며 뷰 파르카 투레의 기타 소리는 마치 시타르나 차페이 당 벵의 소리를 연상시킨다. 데저트 블루스를 덥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낮고 느리게, 그리고 미니멀하게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분위기가 내내 이어진다. 마치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류의 음악을 듣는 듯한 그루브와 푸근한 분위기를 지닌 'Lobbo', 앨범에서 비교적 춤추기에 적합한 흥겨운 아프리카 산 훵크를 들려주는 'Tongo Barra', 뷰 파르카 투레의 리버브 걸린 웃음 소리로 시작하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반복되는 'Tamalla' 등 크루앙빈의 이전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쉽고 친숙하게 색다른 분위기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Diarabi'의 원곡은 전세계로 음악을 뒤지고 다녔던 라이 쿠더(Ry Cooder)가 피쳐링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새로운 버전에는 조금 더 힙합 같은 비트가 얹혀졌고 라이 쿠더가 연주하는 슬라이드 기타는 빠진 듯 보인다. 최면적이면서 한편으로는 평화를 주는 감미로운 'Ali Hala Abada', 제이디(Jay Dee)나 매들립(Madlib)의 트랙을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Alakarra'로 앨범이 마무리된다.
뷰 파르카 투레에게 있어 ‘음악이란 마법적이고 자연 발생적이며 사람들 사이의 에너지’이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크루앙빈과 함께 알리의 삶과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자세로 이번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사이키델릭한 핵심은 여전히 깊게 탐구한듯 보이며 자연스럽고 명상적인 사운드와 스타일은 언어의 장벽마저 초월한다. 최면적인 리듬과 사하라 사막만큼이나 뜨거운 블루스의 감각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앨범은 정점의 순간을 맞이하고, 황폐한 폭풍 속에 휘몰아치는 기이한 평화의 순간, 국경과 시대를 뛰어 넘는 과거와 현재의 흥미로운 대화가 생생하게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