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나는 제주에 와 있었다.
아무것도 계획된 건 없었지만, 모든 것이 순식간에 그저 짠하고 내 앞에서 벌어졌다.
신비롭지만, 동시에 자연스럽기도 한 이 벅찬 흐름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나의 제주는 전혀 특별할게 없었지만, 조용하고 아름답게 흘러갔다.
그 공간과 그 순간 사이사이에서 나는 많은 생각과 많은 감정을 교차해가며,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3개월 동안 제주가 선물해 준 영감을 모두 표현하기엔 다소 무리겠지만, 당시의 마음을 떠올리며 천천히 적어보았다.
1년 만에 발매되는 나의 이번 ‘제주에 가을이 오면’ EP 앨범에선 그 순간의 기억들을 담기 위해 직접 녹음해둔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빗소리, 발자국 소리 등을 고스란히 음악에 녹여보았다. 2023년 가을, 제주에서 지낸 한 청년의 감정 일기 정도로 생각해 주시고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 년이 흐른 뒤, 이번 앨범을 들으며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