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는 무관히 당신을 사랑하게 되고부터 나는 꽤나 밀도가 높아진 삶을 경험한다.
당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온통 환호성을 지르느라 목이 다 쉬었다.
빽빽한 일상에 당연히 동반되는 피로는 찾을 수 없다. 어떻게든 설명되지 않는 걸 보니 역시 사랑이라 이름 붙일까. 알다시피 사람을 성실하게 하는 건 결국 그것이니까.
세상은 늘 영웅의 탄생을 원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린 대상을 지정해 멋대로 망토를 둘러주고는 모든 것에 책임을 질 사람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거대한 운명의 빛이 당신을 비추었으니 당신의 이름은 이제 당신의 것만이 아니라고, 기대에 충실히 부흥하기를 바랐을지도.
기꺼이 우리의 일부가 된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이미 우리 삶을 구한 영웅이다.
나아가 이 지구별을 선한 힘으로 움직이게 하는 위대한 히어로다. 나는 이 곡을 씀으로써 당신이 걸어온 길에 무한한 경외를 보냄과 동시에 마땅히 누려도 되는 것인 줄 알았던 어떤 기대를 과감히 접고자 한다.
당신이 처절하지 않기를. 사랑과 평화는 당신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당신 곁에 있는 것이기를 바라면서.
그저 따르고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이 푸른 별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그러하듯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