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KE
C olor
A live
K een
E vermore
온갖 색깔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그 꼭대기에 촉촉한 생기를 살포시 얹고
작고 뜨거운 열망을 붙여 가운데 꼽아 넣고서
언제나 그랬듯이 행복을 비는 거야
하나, 둘, 셋
"너의 모든 것을 축하해!"
1. 미완성
빨갛게 보기 좋은 모습에 한입 베어 물면
어쩐지 비어버린 한여름의 딸기 같은
주제와 의미를 찾지 못해
주위를 빙빙 돌고 있어
오갈 곳 없는
그러나 썩고 싶지 않은
2. 설탕
내 음성에 녹아줄 수 있을까
조금은 달아질 수 있을까
감출 수 없는 씁쓸함, 탁해진 마음 위로
한 스푼, 두 스푼 덮어주면
그제야 조금 웃어볼 수 있을까
3. Unbirthday
364 + 1 = 365
4. 사라질 사람, 사라질 사랑
삶을 평지라 부른다
추락을 향해 걷는다
사라질 사람을 만나
사라질 사랑을 한다
팔과 다리, 손과 발, 얼굴, 머리칼
눈에 보이는 것들은 평지 끝에서 사라지고
온기, 걸음, 인사, 표정, 향기, 음성
무형의 자국은 진하게 남게 되겠지
바닥이 닿지 않는 곳으로
완벽히 추락하고
그렇게 온전한 평지를 걷게 되지
마지막을 앞에 두고 뒤를 돌아보니
적지 않게 남겨진 흑백의 기록
작아지고, 작아지다 사그라들 기억
사라질 사람일 뿐이라 해도
사라질 사랑일 뿐이라 해도
순간의 찰나에 선명히 남아
사라진 모든 것을 대신하길
5. Ticket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에게나 끊어주는 티켓
인생의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티켓
언제, 어디로 갈지는 나만이 정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가면 쉬운지 언제 도착하면 되는지 어디로 가면 좋을지
다들 말도 많고, 관심도 많아
어쨌든 종착지를 정하는 건 '나'인데 말이야
난 느리게 걸어서, 조금은 쉬었다가, 힘이 나면 뛰고
가끔은 기차에 올라타, 방향을 바꿔도 결국 도착하고 말 거야
느려터지더라도, 어떤 곳인지 몰라도
끝까지 가볼게
행운을 빌어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