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익숙하지만 참 멀어보이는 장르다. 장르 구분에서도 ‘기타’에 묶이기 일쑤고, 사람들도 이름을 들으면 반가움보다는 생소함을 느낀다.
하지만 마음을 조금만 열어보자. 뉴에이지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도 많이 없다. 한산한 카페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고, 각종 방송과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심심치 않게 쓰이기도 한다. 우리가 힘들 때 찾는 힐링음악과 잠 잘 오는 음악, 이런 음악도 모두 뉴에이지의 범주에 들어간다. 뉴에이지는 우리의 일상에 생각보다 깊이 침투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레이 정의 이번 싱글은 대중들에게 뉴에이지를 들을 더욱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세 곡의 수록곡 모두 제목에서부터 의도를 확실하게 제시하는데, 수록곡 ‘New Normal Life’의 경우를 보자. 이 곡은 새로운 삶의 표준을 맞이하는 우리의 설렘을 표현한다.
‘New normal’,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하는 이 신조어는 과거부터 사용되다가 최근 코로나 시국에 맞춰 더욱 널리 쓰이고 있다. 비대면과 비접촉으로 대변되는 언택트 시대, 그런 새로운 세계에 적응해야 하는 우리의 두려움을 레이 정은 부정보다 긍정으로 표현했다.
‘Hymn to Mother’는 어떤가. 말 그대로 어머니를 향한 찬가다. 그렇기에 점잖고 경건하다. 편안하기도 하다. 누구를 향한 찬가라도 될 수 있지만, 선율이 지닌 따뜻함은 확실히 우리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 같은 대자연에게 가장 어울리는 듯하다. ‘Hymn to Mother’는 그 위대함을 간결하게 표현했고, 그렇기에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안락한 곡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 ‘Listen Heart’에서 우리는 심장소리를 듣는다. 곡 전체를 채우는 베이스 드럼이 그 소리를 대변하는 듯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심장박동을 좋아한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Listen Heart’는 어떻게 보면 두 곡의 연장선상이다. 미래로 나아가고, 찬가에 전율하기 전 본질적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곡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레이 정의 이번 싱글엔 확실한 방향성이 있다. 어떤 상황에 이 곡이 어울리는지, 어떤 사람에게 힐링이 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제시하며 곡의 장벽을 낮춰준다. 음악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걸 대중에게 어필하는 방법은 음악가에 따라 다르다. 그간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온 음악가 레이 정. 그러나 이번 싱글을 통해 그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자신을 특별하게 보지 말고, 그저 우리와 똑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으로 바라봐 달라고.
레이 정은 모두에게 음악을 열어뒀다. 음악이 가리키는 건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었다. 새로운 표준을 맞이하고, 활력소가 필요하고, 현실에 감사하고 싶은 우리 자신이었다.
오장훈(복고맨)음악 유튜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