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 [요정과 춤을]
'요정과 춤을’은 마법 같은 순간이 벌어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세상과 삶을 여행하는 우리에게 두려움이나 시련이 찾아올 때, 무엇을 의지해야 할지 막막할 때 마법의 주문을 외웁니다. 당신의 모험을 응원하고 용기를 건네는 요정과 춤을 추며 세상을 함께 나아갑니다.
2023년 직접 각본을 쓴 ‘요정과 춤을 : 상상의 세계로 가는 안내서’라는 제목의 음악극을 총 3번 선보였습니다. ‘요정과 춤을’은 이 음악극 가장 중심에 있으며 영감의 바탕이 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 두려운 순간 들을 마주했을 때 이겨낼 힘이 필요합니다. 이 힘을 길러내는 시간과 경험 그리고 읽었던 책, 영화, 음악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배우고 삶의 지혜를 얻기도 합니다. 그 예술의 세계를 만나고 어떻게 지금의 상황과 접목해 살아갈 힘을 길러 가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음악과 글’을 통해 공연에 온전히 담았습니다.
상상의 세계는 안전하면서도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신비로운 체험이 가능합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관점의 바람을 불어넣어 줍니다. 요정이 있다고 믿는 것은 꺼진 삶의 불씨를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긍정적인 기운이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두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마법 같은 힘으로 이어지게 되기도 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야기를 만들고 모험을 떠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시골 학교에 통학하면서 매일 자연 속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봄에는 산나물 캐러 다니고, 아카시아꽃을 따서 꿀도 맛보았습니다. 여름에는 매미 허물도 줍고, 불쑥 자란 수풀 사이를 장화 신고 성큼성큼 뱀을 피해 다녔습니다. 가을에는 하얀 옷에 거뭇거뭇 밤물을 들여와 혼나기도 하고, 겨울에는 냇가 기슭에서 누가 누가 더 큰 고드름을 따나 겨루기도 했습니다. 작은 모래알 하나도 재미있는 놀이가 되는 이곳에 비하면 도시 아파트 세상은 너무 조그맣게 느껴져 답답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상상 속 세계가 있다면 어디든 마법처럼 새롭고 즐거운 일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집 거실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거실의 커다란 소파는 오르기 힘든 가파른 언덕이 되었다가 드넓은 바다 위 커다란 해적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산이나 들로 모험을 떠나듯이 세상 온갖 것들을 활용해 저만의 세계를 넓혀갔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그때와 닮은 부분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창작의 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모습은 그동안 활동해 온 음악을 창작 글로 옮기며, 계속해서 문장을 다듬어 나간다는 점입니다. 혼자만의 놀이가 아니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되도록 이끄는 힘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그 힘이 모여 2023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2023년 5월 13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그리고 12월 23일 스튜디오로그에서 ‘요정과 춤을 : 상상의 세계로 가는 안내서’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거실 위의 소파가 진짜 무대가 되고, 혼자만의 콘서트가 아닌 멋진 동료,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꾸몄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을 관객으로 맞이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요정이 상상 속의 존재이면서 항상 우리의 곁에 있다고 믿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법 같은 일들을 따라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2023년에 올린 음악극처럼 현실의 생생한 삶이 되어 다시 돌아옵니다.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길을 나아가는 용기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요정은 저에게 더욱 넓은 세상을 열어주는 열쇠이자 마법 같은 힘입니다.
이번에 여러분께 들려드리는 ‘요정과 춤을’이 마법 같은 일에 가까워지는 긍정적인 기운이 되기를 바라며.
예람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