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1974]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합리적 의심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냥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거다. 그중 제일 큰 것은 스스로에 대한 의심, 내가 음악을 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내게 이걸 할 만한 용기가 있는가. 이 정신 나간 짓이 한 방울의 의미라도 있는가. 앨범을 위해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면서 조금씩 믿게 되었다. 내가 즐겁게 사는 길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하는 것임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그것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주는 일 들이 그러면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그렇게 용기는 냈으니까 숨 한번 크게 내쉬고 대범하게 이 열한 개의 노래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아보는 거다. 이제 시작일 뿐. 2015년 오월의 끝에서, '이매진'
1 "그냥 안아버렸네 (Mad Brewer Funky Remix)" 솔로 활동 시작하면서 발표했던 첫 번째 싱글. 첫눈에 반했을 때의 심쿵, 가슴이 벌렁벌렁해서 어찌할 줄 모르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을 기억하며 한숨에 가사를 쓴 몇 안 되는 곡. 앨범에서는 밴드 '마이마이' 의 '유지훈' 씨의 신명 나는 Organ 연주를 실어 리믹스 버전으로 담았다.
2 "내게 고백해주세요" 나에게 관심 있는 거 뻔히 보이는데 망설이기만 하는 그대에게 이렇게 소리쳐주면 어떨까. 내게 고백해주세요 난 준비됐어요!
3 "My Morning Song" 그대의 향기가 나를 깨우는 천국 같은 아침에 그대가 내 곁에 있음을 모두에게 외치고 싶다. 누군가 에게는 염장이 될지라도 참을 수 없이 자랑하고 싶은 이 순간 이 아침!
4 "내 맘도 몰라주고 (Feat. 이아립) (Album Ver.)" 싱어송라이터 '이아립' 씨가 친히 목소리를 실어준 로맨틱 투정송. 막연히 남녀 듀엣곡으로 연인이 서로를 오해하는 상황을 담은 곡을 쓰고 싶었던 그는 기타를 들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던 중 그댄 내 맘도 몰라주고 이렇게 알 수 없는 얘길 하고 있을까 라는 가사가 읊조려진 것이 노래의 시작이자 끝이 되었다.
5 "작은소녀" 애초엔 2012년 여름쯤에 어린이 성폭력 사건들이 이슈가 됐을 때 소중한 것들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썼던 가사였으나 발표하지 못하고 묵혀두었었는데 2014년 초 세월호 사건 이후에 이 곡을 연주하고 노래할 때면 세월호가 항상 떠올랐다. 그 후 앨범 후반 작업을 끝내고 곡 시간을 재어보니 04분 16초,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짜. 이 노래는 그 날을 위한 노래가 될 운명이었나 보다.
6 "1974" 이 곡은 용기에 관한 노래이며 또한 한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내 어머니가 임신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모티브 삼아 가사를 썼고 '덕스 밴드' 의 기타리스트 '홍대두더지' 의 몽환적인 기타연주로 완성되었다.
7 "겨울이 끝날 즈음에" 앞 노래 1974 후주(後奏)로 만든 곡. 담담한 듯 쓸쓸한 듯 그러나 희망이 보이는 새벽 같은 곡.
8 "라랄랄라" 앨범 작업을 위해서 한창 집과 작업실을 오갈 때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며 만든 곡. 무거운 현실의 짐도 답답한 마음의 짐도 라랄랄라! 한 번에 날아가 버리는 마법의 주문이 되면 좋겠다.
9 "너만 있으면 돼!" 우린 너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더 많은 사람이 내 곁에 있어야 한다고 믿는 것은 아닐까.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은 바로 너 한 사람뿐!
10 "마지막인 것 처럼" 놀 때는 죽을 듯이, 미친 듯이, 터질 듯이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뜨거운 사운드가 쏟아지는 올드 스쿨 롹 넘버.
11 "너만 있으면 돼! (Reprise) 가까이 지내는 애간장 프로덕션 뮤지션들과 Reprise 버전으로 녹음해 보았다. '김기미'(운디드플라이), '덕스'(덕스밴드), '조지송'(모리쉬) 의 맛깔 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곡. 4분 동안 "너만 있으면 돼!" 를 외치다 보면 너의 참 의미를 알게 될 수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