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toba (코토바) [away home]
아기 북극곰에 얽힌 슬픈 전설, 그 고독함과 상실감을 읽고 cotoba의 보컬 DyoN Joo가 순식간에 써 내려간 곡이다. (배경 이야기 출처 : 리디아 다브코비치. *북극곰 아들. 한국몬테소리, 2003)
“가장 슬펐던 점은 이야기의 배경이 북극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륙이 아닌 커다란 얼음이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밀려난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사전적인 의미의 땅에 발을 디딘 적도 없습니다. 애초부터 그 이별의 장소는 없었던 것처럼 언젠가는 큰 파도가 치는 바다로 돌아가기까지 하겠지요.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어딘가에 강하게 속하여 호의를 주고받으며 안정과 평화를 찾고 싶은 마음은 한 번도 온전히 이루어진 적이 없는데, 타의에 의해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요?” – DyoN Joo
각 멤버의 연주는 각자의 의도를 담은 채 이야기의 배경인 눈밭의 공기를 물들이고, 리듬과 멜로디의 조화, 그리고 그 사이의 공백의 정도, 사운드의 질감, 플레이의 빌드업 등 멤버 각각의 연주 요소들로 곡의 유기적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차가운 색들이 북극의 이른 아침에 남겨진 북극곰, 그 한 장의 그림 같은 곡을 완성했다.
세밀하게 조각난 채 지나치는 드럼이 펼치는 것은 자잘한 얼음조각으로 가득한 바람이 불어오는 극지방의 광경이다. 그 사이를 꼭꼭 밟아나가는 북극곰의 걸음처럼 표현되는 베이스가 그 광경 위에 깨끗하고 단단하게 어우러진다. 리듬 기타의 컴핑 플레이는 그를 지탱하는 배경이자 그가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밑에서 쪼개지는 살얼음판의 소리 같다. 리드기타는 다양한 연주로 곡을 채우며 차디찬 톤으로 하얀 눈밭을 그린다. 기타 솔로의 마지막 하모닉스는 북극곰의 애정 어린 절규이고, 급작스럽게 등장하는 노이즈가 곡의 흐름을 최고점으로 단숨에 끌어올린다. 이 모든 이야기를 세상의 언어로 전하는 보컬은 두 주인공의 감정이 교차된 지점, 곧 언젠가 바닷물로 돌아갈 얼음 벌판을 노래한다. 북극곰과 인간의 애정, 한때 함께 속했던 무리로부터 밀려나고 그렇다고 해서 단둘이서도 살아갈 수 없음에 기인한 고통은 서글픈 멜로디를 타고 온 세상을 굽이치듯 노래가 되어 입속에 맴돌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