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대 Valse>
술대는 거문고만을 위한 연주도구였으나, 언제까지나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술대에 잠재된 다양한 음색들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거문고의 전통 주법에만 매여 있을 수가 없었다. 술대는 국악기가 사용된 도구 중에서도 상당한 힘을 내는 도구라는 특징이 있다. 오랜 관습의 시대가 흐르는 동안 그렇게 술대에 축적된 '힘'이라는 특유의 자원을, 거문고가 아닌 다른 악기에도 나누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이 valse는, 비로소 거문고로부터 해방되어 고삐가 풀린 술대의 광기 어린 춤판이다. 여기서 술대는 거문고를 넘어 가야금과 해금 위를 신나게 뛰놀며 뜯고 쓸고 이긴다.
사실 곡 전체를 관통하는 이 변형된 리듬꼴은 valse의 본고장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첫째 박과 둘째 박의 간격이 좁혀서 연주되곤 하는 비엔나 왈츠 관습을 비튼 패러디가 이 왜곡된 valse이다.
춤추는 술대의 왜곡된 valse 리듬이 초면이라면, 차라리 발세라고 불러주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