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정미성작렬 댄스 N 발라드 가수 '리안' 의 신곡 [기억나니]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기 때문일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계절이다. 하지만 소생하는 만물과 함께, 아팠던 옛 추억도 함께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야속한 계절이기도 하다. 너무나 많았던 그 아름다운 추억들을 다 떠올리다보면 몇 시간쯤은 훌쩍 지나있게 되고 어느새 눈시울이 뜨겁게 젖어있게 마련이다. 아, 봄은 이렇게 사람을 웃겼다 울렸다 하는 계절이요, 그렇게 사람들의 엉덩이에 털이 나게 하는 계절이구나.
'리안' 의 새 노래 "기억나니" 는 가뜩이나 심난한 사람들의 마음에 기름을 붓고자하는 노래이다. 떠나간 옛 사랑과의 추억을 하나둘씩 곱씹어보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눈물과 콧물을 뿜어낸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리안이 눈물, 콧물을 뿜어내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어휴 좀 지저분하다. 아, 물론 아름다운 당신이 흘리는 눈물은 당연히 아름답다.
곰곰이 따져가며 들어보니 곡의 구성이 일반적이지가 않다. 코드의 진행도 일반적인 기대 방향에서 살짝 비켜서 있다. 이제야 슬슬 리안의 4차원적인 마성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거라고 봐야할까. 그나마 안정감 있는 브릿지 부분 덕분에 가까스로 대중성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브릿지 부분에 다다르면 제법 감동적인 전율까지 맛 볼 수 있을 거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는데..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리안이 이 노래를 녹음할 때 가수 이현씨의 창법을 도입해보겠다고 멋모르고 덤볐다가 무려 3일간 떡실신 모드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고 나서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뭐랄까, 좀 안쓰럽고 가엾은 마음에 가슴이 짠하다. 뭐 어쨌든 얼떨결에라도 슬픈 노래를 더욱 슬프게 들리게 하는 효과를 달성하긴 했으니, 하여간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떠나간 옛 사랑은 나 없이 행복할까. 물론 당연히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멀리 멀리 떠나보낼 일이다. 하지만 뭐든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만은 않는 것이 인생사. 그러다보니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 한 채 가슴앓이를 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건 당연한 수순. 단순히 적당한 음주는 신체 건강에 좋고 적당한 눈물은 정신 건강에 좋다는 말(이 말은 리안이 지금 막 만들었다고 한다. 편집자 주) 만으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면 리안의 새 노래 "기억나니" 를 들으면서 위로를 삼아보면 어떨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