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 [잘 자요 내 사랑]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이자 멘델스존의 서곡으로 유명한 '한여름밤의 꿈'의 계절이 돌아왔다. 요정의 숲에서 헤매는 두 쌍의 커플들의 엇갈린 사랑을 안타깝게 생각한 요정의 왕 오베론이 그들의 사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도와주어 결국 모두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 그리고 밝고 즐겁고 통통 튀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제대로 웅장한 맛을 뽐내고 있는 환상적인 음악. 아,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는 로맨틱한 밤이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보면... 일단 뭐 로맨틱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미치게 덥다.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는 없는 거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에 도대체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눈을 뜨고 있어도 눈을 감고 있는 것 같고,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은 애매몽롱한 나날의 연속이니, 일찍이 도연명 선생이 노래했던 무릉도원이 현세로 도래한 것은 아닌지 깊은 착각의 심연에 빠져들게 된다. 아,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절로 난다.
이런 당신을 위해 근사한 노래 한곡을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잘 자요 내 사랑" (일명 리안의 자장가). 샤방샤방한 노랫말과 새콤달콤한 멜로디에 감미로운 보이스까지 얹혀진, 그야말로 로맨틱 3종 셋트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조용하고 차분한 도입부에 이어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즐겁고 신나는 사랑의 세레나데와 애정이 듬뿍 담긴 소프트 랩, 그리고 마침내 마치 꿈결을 거니는 듯한 엔딩에 이르고 나면, 어느새 스르르 눈이 감기게 되는 묘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짐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대한민국 최고의 듣보잡 가수인 리안이 부른다면 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져버리게 될 거 아니냐는 기우에도 불구하고 결국 리안이 불렀다. 정작 리안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못 들어보고 죽는 사람이 손해보는 거 아니냐며 뜻밖의 호기를 부리고는 있지만, 아무도 리안의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리안이 부를 수밖에 없었다는 내막을 눈치 채지 못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괜스레 짠해오는 가슴에 졸음이 더 쏟아지게 되는 부가적인 효과는 깜짝 보너스.
자장가는 그저 어릴 적 추억에 불과한 것이라 여기고 오랫동안 잊고 지내왔던 당신. 그러면서 수많은 불면의 밤을 그저 뻘건 눈으로 때워야 했던 당신. 하지만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에게 이제는 더 이상 그와 같은 괴로운 날들은 없어야 한다. 탈출하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그날까지! 당신의 지친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이 시대 최고의 힐링 프로젝트, 리안의 자장가 "잘 자요 내 사랑"이 당신을 응원한다. 쿨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