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Club Project #2
[박소은X태현영_사랑할 거야]
하트 클럽 프로젝트(Heart Club Project)는 뮤지션과 아트 작가가 함께 만나, 서로의 영감을 공유하여 풍부하고 입체적인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음원 프로젝트다.
박소은은 '사랑의 특수성'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곡 '사랑할 거야'를 완성했으며, 동일한 주제로 서로 교감하면서 태현영은 미술 작품 '사랑의지'를 그려냈다.
[서문]
서로에게 무해(無害)한 존재란 없다면,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1)
박소은은 줄곧 불완전한 존재들의 사랑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빛나는 건 늘 내 것이 아니'었던 세상에서, '당신의 바닥 그보다 깊은 걸' 봐도 그저 '헝클어진 사랑'이 좋을 만큼 맹목적이고 순수한 사랑말이다. (2)
이번 곡에서 그는 춤을 추듯 촛불처럼 일렁이던 당신의 마음과 어린애처럼 겁먹어 굳어버린 당신의 입가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사랑으로 당신의 불완전함을 끌어안겠다고 고백한다.
태현영은 다칠 것을 각오하고 너에게로 향하겠다는 박소은의 의연한 문장에서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터질 것 같은 '나'의 마음을 포착한다.
아직 갈무리되지 못한 '못난' 감정의 잔재가 왜곡된 모습으로 화면 전체를 뒤덮고 있지만, 빛과 어둠, 비정형과 정형이 조화를 이루는 화면 구성을 통해 종래에는 널 사랑하기에 모두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주어진다.
태현영은 작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박소은의 고백이 사막에서 자라나는 선인장과 같음을 떠올렸다.
건조한 기후를 견뎌내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선인장은 당신의 어떤 모습이라도 감내할 각오가 되어있는 '나'의 모습일 것이며 너무나도 다른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깊게 찔러 올 가시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고통을 주지 않을 수는 없으니 서로를 각오하자며 이야기를 건네는 박소은의 음악과 태현영의 그림 사이에서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의 완전한 사랑을 꿈꿀 수 있게 된다.
글 / 김은영 (햇빛 담요 재단 큐레이터)
참고 자료
(1) 김초엽, 『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2021) 중 <선인장 끌어안기> 부분 발췌.
(2) 박소은, '아무래도 난 더러운 사랑만 하나봐' (2020), '취해서 그래' (2016) 가사 중 부분 발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