눙눙(NUNNUN) [넌 내게 물들어]
5월, 여름의 시작. 지난 싱글 [유람]의 뮤직비디오 촬영 날이었어요. 해가 쨍한 날씨에 땀이 흐르고 계속되는 촬영에 지쳐갈 때 즈음 ‘먼지인가?’ 싶은 하얀색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더라고요. 그것이 민들레 씨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죠. 마치 한 여름에 눈이 오는 것만 같은 장면이었어요.
뮤직비디오 작업을 맡아 준 이응과 “꼭 카메라에 담겼으면 좋겠다.”라며 현장에서 바로 카메라를 확인했고, 흩날리는 민들레 씨가 담긴 것을 확인하곤 어느새 지친 기분이 사그라들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촬영이 끝난 뒤 제 건반 위에 앉아 쉬고 있던 민들레 씨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말할 것도 없고요.
민들레 씨는 그저 바람을 타고 흩날리고 있었을 뿐이지만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평화로움을 느꼈어요. 지친 기분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고요.
이 노래를 듣는 분들께 제가 그날 흩날리는 민들레 씨를 보며 느꼈던 조그만 행복이 물들길 바라며 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 눙눙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