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앨범은 타국의 방에서 홀로 만든 음악이었다. 방에서 음악을 만들었는지 음악이 방이 되어주었는지 알 수 없다. 몸, 마음과 함께 자라지 못한 방에서는 음악까지도 방이었다. 그 안에서 맴돌다 사그라지던 목소리가 다른 방의 공기를 울리기 시작할 무렵에는 집에 있던 방을 떠나 누군가의 스튜디오에서 노래했다. 방은 꿈꾸면 뭐든 되었지만, 스튜디오는 방이 되어주지 못해서, 그는 방이 없다. 다만 큰 소리로 듣고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핀볼처럼, 서울의 끝에서 끝으로 오간다. 이제는 방이 되어준 그 모든 것들을 위해 진짜 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두 번째 앨범을 만든다. 무성히 자란 잡초를 깎거나 매듭을 풀듯이 지난 방의 흔적을 되짚으며(Unlearn) 방의 방황 속에서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붙인다(Releas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