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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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잠재되어 있던 ‘자아 분열’에 대한 고충이자 메시지다.
내가 누군지 끝없이 탐구하고 관찰하는 예술의 과정 안에서 이루고자 했던, 그리고 내 안의 나에게 스스로 보여주고 싶어 했던 나의 모습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을 때, 그 순간 몰려오던 죄책감과 자괴감이 나의 내면에 오랜 기간 숨어 있었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언젠가 한 번 내가 나의 숨통을 조이는 시기를 겪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이면의 감정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나니, 날 감싸고 있던 모든 사람도, 세상도 다 한 번에 무너지더라.
이 곡은 무너진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우린 누구나 남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작은 악마들’을 자기 자신 안에 숨기고 산다.
사실 이 사회는 ‘누가 누가 더 잘 숨기느냐’에 대한 게임이 아닐까.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당연해진 사람들.
가짜 인간관계, 가짜 웃음과 가짜 트라우마들.
언제 들킬지, 언제 드러날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태로움들.
난 어릴 때 도미노를 하는 걸 참 좋아했는데, 어른이 되어 보니 내가 속한 이 사회가, 그리고 그 속에 아등바등 그렇지 않은 척하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 마치 무너질 도미노처럼 보이더라.
우린 완벽하지 않아서 수많은 노력을 들여가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내지만, 결국엔 한 번의 들숨날숨으로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도미노와 많이 닮아 있다.
어떠한 완벽한 이상을 그리며 하나하나의 도미노를 세울 때마다 완성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동시에 목표의 모습을 그려가는 과정에서 자칫 결국 모든 게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함께 커진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함과 불완전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표현해 내야만 했다.
날 위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