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靑春)
청춘, 그 단어가 지닌 파릇한 기운과 달리 이 땅의 청춘들은 세상에 시달려 시들시들하다.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때라며 세상은 수많은 청춘들을 독려하지만
사실 청춘이란 도전의 기회를 차별받는 세상, 누군가의 발을 거는 세상을 깨닫는 때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꿈꾸던 이 땅의 많은 청춘은
어느 순간 새로운 것에 대해 더 이상 감탄할 줄 모르는 어른이 되고 만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확실하지 않다.
날카롭게 각을 세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모난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청춘이란 우리 인생의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뭉뚱그려놓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만,
이미 기성세대가 된 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청춘이 남긴 행복의 부스러기들로 허기를 채우는 것뿐이다.
청춘을 노래하는 시가 그토록 많은 이유는 시인이야말로 잊고 있던 행복의 부스러기들을 찾아
우리의 목구멍에 털어 넣어주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