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소개글
이력, 연륜, 커리어 같은 말은 이런 곡을 들을 때 동원하는 것이다. 사람이 자신을 세상에 전하는 첫 번째 채널이 인간됨이라면 두 번째는 음악이다. 그것도 오래 묵혀 나이테를 쌓은 음악가의 산물이라면 그 음악은 진중할 수밖에 없다. 트롯 팬덤으로부터 ‘대통령’ 타이틀을 하사 받은 가수가 이 곡에서 시범하는 감정처리는 완벽하되 수수하며 인간적이다. 그런데도 사무치고 절절하게 청취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은 기교와 장식을 배제한 채 오로지 사모(思母)의 메시지, 그 가사전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조항조의 46년 차 저력이 여기서 빛난다. 매체가 주도한 뉴 트롯은 장르의 상승을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트롯의 유서 깊은 표현정서 중 하나인 불효고백의 서사, 감동의 스토리텔링은 부재했다. 후회와 죄책감으로 고개를 떨어뜨리며 어머니에게 보내는 꼬깃꼬깃한 3절의 장문 편지, 그것이 전하는 위로에 가슴 먹먹해지다 끝내 복받쳐 눈물이 절로 흐른다. 정말이지 “죽을 때까지 우리는 어머니에게 어린 아이다!”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