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꺼내주고 일으켜주는 것들
신곡 ‘Lift Me Up’은 이찬주의 색깔이 그대로 담겨 있는 곡이다.
특별히 멋 부리지 않고도 일상의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노랫말,
여리고 섬세한 목소리, 그 목소리로 표현하는 그만큼의 멜로디가 있다.
멜로디는 반복되는 후렴구와 함께 하나의 ‘훅(hook)’이 된다.
“Lift Me Up”과 “Wake Me Up”을 반복하며 나를 일으켜달라는 메시지와
겹겹이 쌓이는 코러스는 한데 어우러지며 작고 섬세한 아우성처럼 들린다.
14년 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한 누나를 응원하기 위해 경연장을 찾은 중학교 1학년 소년이 있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지금 재능 있는 싱어송라이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회가 되어있다.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하려는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방에서 꼭꼭 써두었던 곡들을 풀어내는 귀한 자리다.
떨림이 만들어내는 음악으로 가득했던 그곳에서 소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스스로 곡을 만들고 이를 직접 부르는 누나. 소년의 집은 음악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누나 역시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을 듣고 음악을 직접 만들게 됐을지 모른다.
그 영향은 소년에게까지 직접 미쳤다.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어느 날부터 음악을 직접 만들고 부르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여렸고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갈 때의 미묘한 감정이 노래에 담겨 있었다.
스스로 곡을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의 길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2019년 1월 발표한 ‘가위 바위 보’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싱어송라이터 이찬주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었다.
한 청춘이 고백하는 사랑의 마음이 ‘가위 바위 보’라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된 풋풋한 노래였다.
말하자면 가능성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시작이었다. 같은 해 11월,
이찬주는 9년 전 누나가 참가했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무대에 서게 됐다.
누나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하는 수많은 싱어송라이터와 같은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이찬주는 ‘겨울잠’으로 은상을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찬주의 기타 연주다. ‘가위 바위 보’로 데뷔하던 때부터,
그리고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무대에 섰을 때부터 그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해 왔다.
이는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얼개를 짤 수 있다는 의미다.
‘Lift Me Up’에서도 이찬주의 기타는 은근하게 리듬을 연출하며 곡을 돕는다.
이처럼 이찬주라는 음악가가 만들어내는 틀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가 중심에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틀이기도 하다. 그 틀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Lift Me Up’을 통해 조금 더 넓어진 이찬주의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김학선(한국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