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얼음 위에 서다]
올해는 처음부터 가을 즈음의 앨범 컨셉트를 정해 두고 한 곡씩 한 곡씩 그에 맞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곧 발표될 정규앨범의 마지막 트랙이기도 한 이 곡은, 저의 부끄러운 고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동기인 이한철과는 30년 넘는 시간 동안 그의 배려 덕분에 연락을 이어왔지만, 함께하는 작업은 처음입니다.
평소 그의 음악과는 다른 분위기의 노래에 참여해보겠다는 한철 군의 선의와 의지로 이 곡이 진행될 수 있었네요.
사랑하는 벗 박용준(더 클래식)이 아름다운 연주와 영감으로 디렉팅과 편곡을 해주었고요, 언제나 제 음악 작업의 시작을 단단히 다져주는 신석철이 드럼과 편곡에 참여해주었습니다.
보컬 녹음할 때 옆에만 있어달라는 저의 빤한 꾀임에 또 속아서 보컬 디렉팅, 코러스라인 편곡, 급기야 피처링까지 하게 된 이규호, 이번에도 미안합니다.
오랜 동료들과 함께 단출하게 진행된 녹음은 하나음악과 푸른곰팡이 시절부터의 동료 이종학의 후반 작업을 거쳐 지금 이 노래로 완성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있었을 테고, 어쩌면 앞으로 닥쳐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잘못된 판단들로, 후회와 번민의 시간 속에 계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저 또한 그렇답니다.
하지만 버텨내고 견뎌내며 쓰라린 한발 한발 함께 앞으로 나아가보지 않으실래요?
그러다 보면 세상 외롭고 고독했던 그 뿌연 앞길에 손 내밀어주고 어깨를 내어줄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