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주쇼 ep#2
계절의 반대편에서 싱어송라이터 한필의 반 년 만의 두 번째 ep 앨범!
지난 여름 첫 앨범에서는 절제된 사운드에 사실성 있는 노랫말이 특징이었다면, 이번 앨범엔 여전히 절제되어 있지만 전작에 비해 다소 화려해진 사운드에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상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겠다.
1. 론리 미스터 (Lonely Mr.) - 성당의 미사를 연상시키는 처치 오르간 소리로 시작되는 인트로는 전설의 팝 뮤지션 George Michael 의 Faith 앨범의 인트로가 연상된다. (실제로 한필은 어린 시절 그의 음악에 심취해 왔다.) 지난 첫번째 ‘한필주쇼’ 앨범과 마찬가지로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코드진행과 비트에 한필의 보이스가 얹어지고 퍼커션과 오르간이 서서히 추가되는 점층적 구성을 보여주며 후반부 등장하는 코러스는 화려한 가스펠송이 연상된다. 아울러 해가 바뀌는 시기에 솔로들을 위한 당당한 메시지를 전하는 일종의 응원가라 볼 수도 있겠다.
2. 간장계란밥 - 간장계란밥에 뭔가 특별한 사연이나 의미가 있는건 아니다. 단지 간장계란밥 레시피처럼 평범하고 친숙한 우리들 추억을 투영시킨 노래다. 어떤 주제의식이나 메시지 전달에 대한 강박감을 내려놓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간 이야기라 오히려 듣기 편하고 캐주얼하게 느껴진다. 트레몰로 걸린 일렉피아노와 일렉기타 소리가 우리들 맘 속에 아득하지만 따뜻하게 남아있는 평범하고 사소한 추억들을 자극한다.
3. The Second First Time - 인트로부터 느껴지는 재즈의 향기가 처음엔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담담히 노래하는 한필의 보이스가 겉돌지 않음을 확인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일생의 반 이상을 동거동락한 노부부의 로맨스를 모티브로 한 곡으로, 첫 데이트의 설렘을 인생의 황혼기에도 간직하는 애틋한 염원을 표현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따스한 브러쉬 드럼 터치와 콘트라베이스에 투박한 업라이트 피아노로 얹혀진 서정적인 코드진행이 돋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