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편성, 단 두 사람이 함께 음을 나누는 게 전부인 이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내밀하고 섬세하게, 더 높은 집중력을 갖고서 노래에 임하고 있는 보컬리스트 김주환과 함께 하는 일본의 뛰어난 피아니스트 유키 후타미의 수려하고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조력과 상호 유기적인 대화가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피아노-보컬 듀오로만 모든 레퍼토리를 소화한다는 건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자신의 보컬 역량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파트너와의 음악적 호흡및 상호 이해가 없으면 애초 불가능한 시도!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주환은 또 한번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글 / 김희준 (MMJAZZ 편집장)
버몬트에서 가져온 다디단 사과 한입 베어 물고, 아직 한기가 가시지 않은 4월의 파리에서 연인과 함께 듣는 ‘It Had To Be You’! 이 얼마나 완벽한 세레나데인가. 그곳에 음악이 흐른다면 마땅히 김주환의 노래여야 한다. 연인과 나누는 다정한 이야기처럼 김주환과 유키 후타미의 듀오 앙상블은 듣고만 있어도 따뜻해진다. 천상배필을 만난 듯 단출한 둘의 음악 안에 재즈가 있고 사랑이 있다.
글 /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
보컬과 피아노의 듀오는 보컬과 밴드의 연주와는 다른 차원의 역할과 실력을 요구한다. 보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공간에 스며들어야 한다.
스탠더드 곡들을 연주하고 노래한 김주환과 유키 후타미 듀오는 이러한 피아노-보컬 듀오에 필요한 미덕을 잘 살렸다. 분위기에 따라 섬세하게 변하는 김주환의 목소리는 중역대가 아름다운 악기처럼 흐르고 유키 후타미의 피아노는 보컬과 달콤한 이야기를 나누는 또 다른 목소리같다. 아름다운 어울림이다. 앨범 타이틀처럼 밤의 적막과 아주 잘 어울리는 앨범이다.
글 / 최규용(낯선청춘)
재즈가 짊어진 여러 과제 중 도전이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통에 대한 물음과 스탠더드의 재해석이 더 어려운 도전이 된 시대에, 김주환은 정규앨범 10장이라는 지난 경력 속 국내 신에 유독 부족한 남성 보컬로서 그러한 도전을 이어왔다. 물론 그에게도 보컬과 피아노만으로 이루어진 이번 앨범의 듀오 구성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제였을 거다.
재즈 역사에서 보컬과 피아노 듀오는 남다른 위치에 있다. 화려하고 복잡한 앙상블 대신 깊이와 여백이 강조되어 연주자의 감성과 테크닉이 훨씬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게다가 김주환은 이 같은 작업의 파트너로서 오랜 동료나 지인이 아닌 세대와 국적을 뛰어넘어 젊고 재능있는 유키 후타미와 함께했다. 전에도 잘 전해졌던 김주환의 독특한 톤과 섬세한 표현의 매력, 각기 다른 원곡과 버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한층 여유 깃든 분위기와 두 사람의 유려한 호흡 가운데 앨범에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글 / 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
김주환의 지난 13년간 음악 행보는 ‘최신’과 ‘유행’만 좇는 삶과 상극에 있었다. 대신 그는 스탠더드를 사랑하는 자신의 취향을 더 깊이 음미했고 그 취향에 맞게 곡들을 취했으며, 고른 곡들을 소화하기 위해 밤낮 없이 목을 다듬었다. 이 앨범은 그 우직한 노력의 결실로, 유키 후타미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10곡의 수확에 힘을 보탰다. 세태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이 보컬 피아노 듀오는 그저 음악으로 담담히 들려준다.
김성대(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