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 (onsu) [serenader]
‘serenade’는 많이 알려진 대로 ‘사랑 노래’입니다.
그 의미를 가져와 'serenader', 사랑을 노래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 길 위에 서 있겠다는 마음으로 두 번째 EP를 발매합니다.
첫 EP [작은 생각]에 빈 곳으로부터 흘러나온 노래를 담았다면
이번 EP [serenader]에는 빈 곳이 채워졌던, 그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노래는 참 신비롭습니다.
내가 잠겨있던 시간, 공기, 장소의 마음으로 듣는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습니다.
나의 빈 곳을 채우고 내가 사랑받고 싶어 만든 노래들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을 테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빈 곳을 채워주기 위해 노래하고 싶습니다.
- onsu
오래도록 미뤄왔던 노래를 듣는 시간, 가장 좋은 장소를 골랐다.
제대로 듣고 싶었다. 너의 시간들이 어떤 시간인지도 모르면서.
그러나 너는 늘 진심이었던 사람이니, 욕심이 생겼다.
친구와 식사를 하는 내내 너의 노래를 듣는 순간을 그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제대로 듣지 못할까 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제대로 듣고 싶다는 마음은 어느새 어깨 위로 올라와 나를 짓눌렀다.
제대로 듣지 못할까 봐, 너의 마음의 궤적에서 벗어날까 봐. 그렇게 걱정했다.
불을 껐다. 제대로 듣고자 하는 마음을 덜어냈다. 너의 마음을 읽으려는 마음을 버렸다.
가장 오롯이 나인 채로 듣고 싶었다. 노트북을 치우고, 핸드폰을 껐다.
춤을 추고 싶을 때 춤을 추었고 눕고 싶을 때 누웠다.
더 듣고 싶은 곡에서는 머물러 세 번이고 네 번이고 들었다.
너라는 사람이 떠오를 때는 떠오르게 두었고, 어느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을 때는
그저 그 이야기가 흘러가게 두었다. 장면, 장면이 이어졌다. 집중하지 않아도 되었다.
너의 목소리로 가득한 커다란 자궁 안인 것 같았다.
어디선가 달칵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먼지가 반짝이며 내려앉던 어느 오후, 나는 방 안에서 가장 안전하게 울었고 춤을 추었고, 노래했다. 원하는 만큼 듣고, 원하는 만큼 생각했다. 너를 생각하고, 네가 노래하는 대상을 생각했고, 너를 통해 말하는 대상을 생각했다.
어느새 답하는 말 "나도 그래요. 나도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나는 정리되지 않는 이 글을 네게 보내고 싶어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네게 메이지 않고 싶지만, 결국에 남는 건 너구나. 너에게 온통 잠겨 나는 너를 써야 하는구나. 나는 오롯이 너겠구나.
-글: 홍실
[Track]
01 너
Composed by 온수
Lyrics by 온수
Arranged by 온수, 박재범
02 어제의 일기 (feat. 박재범)
Composed by 온수
Lyrics by 온수
Arranged by 온수, 박재범
E.Guitar by Simon Seungmin Cheon
03 꽃
Composed by 온수
Lyrics by 온수
Arranged by 온수, 박재범
Piano by 이혜인
04 매일을 사랑에
Composed by 온수
Lyrics by 온수
Arranged by 온수, 박재범
Chorus by 박재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