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깨어날 때면 아직은 다가오지 않은 현실과 벗어나지 못한 꿈속의 부근에서 오래 머물러 있기를 좋아했습니다. 기대도 희망도 필요치 않은 무의 세계에서 나는 웃고 울고 기뻐했습니다. 나의 세계는 언제나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02_청춘예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창틀에서 방 안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집 앞 편의점 사장님과는 수년 째 데면데면합니다. 그 긴 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은 여전히 자지러지듯 웃고 편의점 사장님과는 눈빛으로 모든 안부인사를 일축합니다. 차라리 묵음이라 다행입니다.
03_솔직한 건 바보야
진심으로 얘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진심이면 다 될 것처럼 속내를 호도합니다.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진실은 제쳐두더라도 진심이었으면 했습니다. 티끌 하나 없이 맑은 진심이었으면 했습니다.
04_그렇게 잘 울지도 않던 당신이
늦은 새벽 고요한 달동네를 자주 걸어 다녔습니다. 달동네 고지를 따라 걷다 보면 한 곳에서 시원한 바람이 차분히 불어오곤 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가끔은 적적한 곁을 지켰습니다. 바람이 자꾸 눈시울을 붉혔기 때문입니다.
05_퇴근길
조용히 걸어갑니다. 조용히 들어갑니다. 적막은 어둠 아래로 사라집니다. 고요한 이곳에는 날숨만이 오갑니다. 무채색 하루가 검정으로 불을 끕니다.
06_말 좋게 합시다
진심은 아니었을 거라고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이었다는 말로 기다려보기에 깊은 상처는 오해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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