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기다리던 그 사람의 연락이 잘 오지 않을 때에는,
마치 무인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배를 애타게 기다리는 표류자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낮에는 윤슬, 밤에는 별빛들이 비치는 해수면 위로 작은 공병 하나를 발견했을 때
그토록 기다리던 편지가 있을 것만 같은 환호와, 밀려오는 시간이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는 답답한 감정이 뒤엉키며 소용돌이친다.
그 긴 기다림 속에서 그대가 보낸 작은 배에 여러 의미를 부여하다 마침내 그것이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나는 그 공병 속 편지를 꺼내어 볼 수 없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