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가 만들어 가는 이상하고 낯선 세계
전쟁과 폭력에 맞서는 더미와 자루의 모험
사라진 우주, 오래된 전설, 잃어버린 사투리, 추방된 신들… 이들이 한데 모인 마술적 진열장
두 명의 베이스와 드럼, 세 명의 판소리 보컬이 만드는 장단과 음률은 옛이야기 '수궁가'와 만나 이날치만의 특별한 댄스 뮤직이 되었다. 이번엔 아예 이야기부터 새로 시작했다. 극작가 김연재와의 협업으로 판소리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를 창작했다. 그리고 과거 소리꾼들이 그러했듯 이야기를 소리로 풀어냈다.
열 두 곡으로 구성된 이날치 2집은 사라진 우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왕의 정복전쟁이 시작된 태고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왕은 인간들만을 위한 나라를 세우려 하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온갖 잡종들이 가득하다. 더미와 자루는 전쟁과 폭력에 맞서 모험을 떠난다. 왕의 서커스 천막에 붙잡힌 정령들, 잡히는 대로 먹어치워도 허기에 시달리는 잡율포적사, 세상의 선함을 지탱하는 ‘서른 여섯 명 의 정직한 인간’, 과거만 아는 성성이와 미래만 아는 카산드라, 온몸이 조각난 마고할미, 세상에 한 번 난 것이라면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사천 개의 눈과 귀를 가진 황소를 만난다. 이들은 왕의 성벽 마지막 벽돌이 끼워맞춰지기 전까지 사람들의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올 수 있을까?
이야기 속 시간과 공간은 일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수채 구멍의 작은 회오리처럼 빙빙 돌아간다. 그렇다면 대관절 세상의 ‘끝’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날치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을 설명하기보다 오히려 현실의 바깥을 연다.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분명히 존재했을 판소리의 다양한 형태와 음성, 구전되며 사라진 이야기들을 상상해보기를 제안한다. 태고의 다양한 판본들, 오래된 전설, 잃어버린 사투리... 이들이 한데 모인 마술적 진열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날치 2집 프로젝트의 네 번째 곡 “진흙의 신”
왕의 군사들이 이름없는 마을에 들어와 나무를 뽑자 세상엔 최초의 산사태가 일어나 사흘 밤낮 흙먼지가 가득했다. 나흘 째 되던 날 비가 내리고 하늘이 선명해지자 장군은 더미와 자루를 뒤쫓기 시작한다. 더 이상 도망칠 곳 없는 이들 앞에 진흙의 신이 나타난다. 땅을 비옥하게 하고 동물의 악몽을 먹으며 사람의 부끄러움을 지휘하는 신. 진흙의 신은 더미와 자루의 발목을 옭아매고 진흙 속을 헤엄친다. 이때 누군가 땅을 반으로 갈라 보았다면 사람이 통과할만한 크기의 정교한 개미굴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빛이 들어 눈을 뜨니 진흙의 신이 멈춘 곳에는 천 짜는 노파가 앉아있다. 노파는 말한다. 탑의 마지막 벽돌을 쌓기 전까지 마을 주민들의 이름을 찾아와야만 한다고. 정신을 차리니 더미와 자루는 다시 마을 한가운데 서 있다. 철길과 다리, 성과 탑, 보잘 것 없이 작아진 신들... 마을의 시간은 오 년이 흘러버렸다.
2집 프로젝트에서 이날치는 매달 싱글을 발표한다. “봐봐요 봐봐요”, “발밑을 조심해”가 수록된 첫 싱글 [낮은 신과 잡종들], 에너지 가득 시끌벅적한 “히히하하”에 이어 네 번째 싱글 “진흙의 신”을 발표했다. 이날치는 느긋하게 리듬을 타며 능청스럽고 여유롭게 더미와 자루의 모험을 노래한다. 윤예지 작가의 일러스트와 MHTL 스튜디오의 타이포가 어우러지는 뮤직비디오는 10대 이나경 감독의 작품으로 이날치가 만드는 이상하고 낯선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날치 LEENALCHI
Vox : 안이호(Ahn Yi Ho) | Vox : 전효정(Chun Hyo Jeong) | Vox : 최수인(Choi Su In)
Bass : 장영규(Jang Young Gyu) | Bass : 노디(Noddy) | Drums : 이용진(Lee Young Jin)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는 2019년 결성하여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53: 들썩들썩 수궁가]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무대에서 부지런히 공연했다. 이날치는 정규 1집 [수궁가]를 통해 재미난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특별한 현재의 댄스 뮤직을 선보였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함께 작업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한국관광공사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에 사용되며 누적 6억 조회수를 넘어서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치는 2021년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최우수 모던록 노래를 수상했다. 이날치는 Clockenflap, WOMAD, Roskilde Festival, Pohoda,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등 국내외 유수의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여러 광고와 드라마 OST에 참여한 이날치는 최근 화제작 “정년이” OST에 “새타령”으로 참여했다. 2024년 11월부터 2집 프로젝트를 시작해 한 달에 한 곡 싱글을 발매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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