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말하느라 너에게 듣지 못한 말들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아는 사람> 앨범을 듣고 나서야 내가 듣지 못한 말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그 골목, 전화기, 에스컬레이터에서 듣지 못하고 두고 온 말들이 장들레의 목소리와 가사로 자꾸 나를 툭툭 친다. 누군가와 닮은 사람을 볼 때마다 뒤돌아볼 수 밖에 없는 사람이, 혼자 이 밤을 지키다가 되뇌이는 말들이 자꾸 나를 건드는 것이다.
장들레는 <잠들 수 없어>, <아는 사람>, <가끔 생각해요>, <넌 내가 미웠을 거야>와 같은 노래로, 그가 인간관계 앞에서 채 듣지 못했던 말들을 담아냈다. 몇 번의 떠나감과 남겨짐을 경험하면서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들을, 자꾸 되뇌이다 보니 노래가 된 것이다. 못다 한 말이 생각나는 사람, 아니면 그때 못 들은 말이 걸리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아는 사람>에 담았다. 조용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들을 것을 추천한다. 나도 그랬다. -문상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