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주한 달의 얼굴이 희미해지다 못해 어스름 뜬 야운에 사그라지더라도,
낙수혈 자리 나의 마음처럼 더 깊어질 뿐, 임의 시간을 놓진 못합니다.
내 임을 간절히 찾는 나의 마음이 임을 위함이든, 나를 위함이든,
나는 임의 얼굴을 놓진 못합니다.
임을 그리워하고, 임을 기다리다 차가운 나뭇살 사이로 몸을 뉘운다 하여도,
나뭇결의 그림자가 마루 위로 드리울 때에 어김없는 슬픔 속으로 무너진다 하여도,
당신의 그림자가 내 눈을 어루만질 그 때를 나는 끝내 놓을 수 없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