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사이로 희뿌연 달빛이 새어 들어오는 새벽의 고요한 방안.
우리는 손을 꼭 잡고 누워 그 달빛이 선을 그린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티셔츠에 스며드는 너의 체온이 너무 따뜻해서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그렇게 서로의 숨에 기대어 이 평안함을 온전히 느낀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 어스름해졌을 때, 나는 몸을 일으켜 앉아 너를 바라본다.
너의 눈에 비친 내 실루엣을 본 순간,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나지막이 나는 말했다.
'사랑해. 진부하지만 정말 온 마음을 담은 말이야. 나는 늘 너와 이렇게 잔잔히 함께하고 싶어.'
내 말을 들은 너는, 똑같이 몸을 일으켜 마주 앉아 손등에 입 맞추며 얘기했다.
'사랑해라는 말이 어떻게 진부할 수 있겠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듯이, 우리가 이렇게 마주 앉아
사랑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참 아름답지 않아?'
이렇게 또 당연하지 않은 하루를 너와 함께했다.
Let's stay together like this.
That's all I ne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