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좀처럼 가시지 않는 여운입니다.
우리는 무엇에 그렇게 몰입을 했을까요?
어제는 저녁을 먹으려다 밥을 뜬 손이 떨렸는데
건강에 대한 걱정보다는 그냥 우스웠습니다.
이렇게도 투정을 부릴 수가 있구나 하고.
머무르는 시선마다 각자 한 아름씩 안고 가는 슬픔들.
누군가가 덜어줄 수도 없는 것들도 보이고요.
그러다 이곳에는 이렇게나 슬픈 사람들이 많아,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떠나지 않을 때에는
우리가 이대로 세상에서 지워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대도 괜찮으니
그저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빌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다짐들이 으스러집니다.
말라버린 꽃에도 아직 향이 남아있습니다.
다정에도 댓가가 있다는 것쯤은 이젠 저도 알아요.
그토록 내가 아끼던 것들이 순간 소음처럼 느껴질 때.
기약 없던 어느 보통의 아침에 가만히 쓰러질 때.
이런 것들은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좋을지
한참을 혼자서 따져보다가 그냥 사랑이라고 치부합니다.
내 목소리는 참 다정해서 슬프다는 친구는
잠시 숨을 참았고 나는 이게 작별이 아니었으면 했다.
아주 작은 빛이어도 괜찮으니, 꺼지지만 말아주라.
오늘은 하루 종일 노을을 기다렸고,
어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물었다.
그제는 일부러 내 우울을 얘기하지 않았고,
보름 전에는 누군가를 마음에서 떠나보냈다.
내일은 손목에 꽃을 새겨야겠어.
우리가 깊이 힘들었던 만큼 용기를 낼 수 있다고 믿으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