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창은 앉아서 부르는 노래로, 대개 장구 반주에 맞춰 부르는 긴소리를 의미하며, 잡가라고도 불린다.
반복적인 장단과 긴 사설로 인해 감상용 음악으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서사성과 독특한 표현미가 담겨 있다.
채수현은 이번 앨범에서 좌창의 본질에 집중하며, 기존 곡에 담긴 사설의 정서와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율악기를 더하여 실험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서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불리던 좌창이 앞으로 즐겨 불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좌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1. 바위타령
‘바위타령’은 전국의 명산과 기암괴석을 사설에 담아 엮은 휘모리잡가이다.
수많은 바위의 이름을 열거하는 형식이 특징적인 곡으로 사설 자체가 길고 복잡하여 이를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소리꾼에게 큰 도전이 되는 곡이다.
이처럼 예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내면의 갈등과 훈련의 시간을, 두 예술가는 음악적 조우를 통해 바위처럼 단단하고 날카로운 각자의 개성이 음악 속에서 조화롭게 다듬어지며, 예술적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 만학천봉
‘만학천봉’은 수많은 산봉우리를 뜻하며, 인간 세상의 인물이 아닌 선계(仙界)의 존재가 등장하여 선동(仙童)과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설에 담긴 해학과 풍자성을 살리기 위해, 양금과 거문고의 리듬 패턴을 교차 편성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강조하여 경쾌하고 입체적인 사운드를 구현하였다.
3. 초한가
‘초한가’는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 사이의 전쟁을 다룬 곡으로 서도소리 대표적인 좌창이다.
과거 경·서도 지역 경계없이 불리던 시기에, 경기 명창인 묵계월과 김옥심 명창이 불렀던 가락을 바탕으로 구성하였다.
사설에 담긴 장중한 감정과 극적인 서사를, 타악기의 활용을 통해 곡의 기세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자 하였다.
4. 어사출두가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두’ 대목을 휘모리잡가 형식으로 새롭게 창작한 신(新)잡가이다. 채수현이 직접 작창한 이 곡은 전통 휘모리잡가의 구조를 기반으로, 시조창의 선율적 요소와 다양한 장단 변화를 접목시켜 작창하였다.
휘모리잡가의 본래 성격인 풍자와 해학을 한층 극대화함으로써, 이 시대의 새로운 잡가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