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선잠’ 발매 이후 활동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간간이 이런 저런 공연들로 활동하고 있었고, 틈나는대로 작업도 이어갔다. 코로나 기간을 선잠의 시간이라 여기기로 하고, 이제 열심히 해야지 마음먹었는데 3년만에 싱글이라니. 의도치 않게 선잠 이후 숙면에 빠져버려 여러모로 부끄러울 따름이다.
23년 초, 정규 앨범을 목표로 작업에 매진했던 기간이 있었다. 창작자라면 당연히 할 법한 고민인데,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30여 곡을 넘게 발표하고나니 새로운 작업에서 새로운 기분을 느끼기 쉽지 않았다. 이전에 다 했던 것 같고 들어본 것 같은 기시감은 ‘자기복제’에 대한 매우 엄격한 ‘자기검열’이라는 강박을 낳았다. 그렇게 쟁여 놓고 쌓아 놓다보면, ‘아끼다 X 된다’는 누군가의 명언처럼 어느 순간 정말 X만 만든 것 같이 느껴진다. 그 엄한 것이 다시 음악처럼 들리기 위해서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고나면 언젠가 그 작업물들도 풀어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이번 싱글 ‘몽마’는 그 엄격한 자기검열 아래 나름 만족했던 몇 안 되는 결과물 중 하나다. 무슨 대단한 명곡이라서가 아니라, 이전 로큰롤라디오가 연주한 적 없는 직선적인 록음악이기 때문이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작업하고 녹음하는 과정 내내 신선한 기분이었는데, 그 기분이 리스너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몽마’의 발매는 Love X Stereo의 Toby Hwang과 Annie Ko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녹음의 모든 과정과 믹스 및 후작업까지 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몽마’ 뿐만 아니라 로큰롤라디오 활동 내내 때로는 멘토로, 때로는 든든한 후원자로 꾸준히 도움을 받았다. 로큰롤라디오의 키다리 아저씨 Love X Stereo에게 뒤늦게나마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드럼 녹음에 도움을 준 Adios Audio의 드러머 이준현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