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팽창하고 수축하는 행위에 거리낌 없이 에너지를 썼고, 다치지 않는 법을 체득했다는 착각에서부터 시작된 거예요. 구멍 뚫린 배를 움켜쥐고 먹구름이 낀 낯선 도시에 도착하니 이게 괜찮아질 일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채워 넣을 것이 없었어요. 곪아 있는 배를 데우기 위해 여행 내내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옆 동네로 갔어요. 차가운 것이 속을 데우기 시작했어요. 맑았던 작년 여름의 기억이 허기를 대신 메워주고 있단 감각. 마지막 날, 숙취로 호텔 로비에서 머리를 감싸 쥐고 있는데 비행기 연착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다 결국 캔슬이었죠. 연체된 상실의 하루. 이상하게 허탈한 마음은 동그란 알맹이를 만들고 있었어요. 아, 바우처도 받았으니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
바뀌지 않은 누군가의 마음, 그럼에도 일어나는 경우의 수, 변하지 않는 일상. 바쁜 도시를 배회하며 순간순간의 상실을 메모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계절이 바뀌고 한꺼풀씩 치유되는 배앓이와 함께 메모와 낙서를 노래로 옮겨 오기 시작했어요. 담백한 상실과 회복, 그것이 이 앨범을 통해 착륙하고 싶었던 곳입니다.
1. shuttle bus audio
2. lost in the park
3. pistachio
4. delay
5. landing into recovery
Produced by soopi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