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원의 음악은 언제나 조용히, 우리 곁에서 함께 있었다. 조심스레 다가오는 사랑에 감사하면서도 망설이던 그때, 사랑에 빠져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보이던 그 해, 그리고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편으로 원망했던 힘든 짝사랑의 계절에도. 돌이켜보면 요란스럽게 앞에서 빛나던 음악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문득 마음이 가는 어느 날의 플레이리스트 속에는 늘 애즈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가요계에서 늘 특별하게 기억된다. 그 존재 자체로 귀한 R&B 여성 듀오라는 독특한 포맷과 독보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세련된 음색은 곧바로 음악적인 차별화로 이어졌고, 특히 발라드의 전성시대였던 90년대 말과 2000년대에 그들의 음악은 늘 신뢰할 수 있는 레퍼토리로 남아있다. 최근까지도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면서 추억과 새로움을 모두 붙잡았던 그들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를 잃은 듯한 황망함 속에 이민의 발자취를 더듬던 어느 날, 그들이 이미 녹음을 마치고 활동을 준비 중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 노래의 제목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을 뿐이야’. 평소 같았으면 순수한 고백처럼 읽혔을 그 제목이, 그날따라 듣기 전부터 마음을 시리게 했다. 애즈원의 음악을 재생하며 처음으로, 이 노래가 너무 슬프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데뷔 이후 늘 변함없던 두 사람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이번에도 우리를 한 편의 이별의 순간으로 데려간다. 떠나는 그를 차마 붙잡지 못하던 그날, 터져 나오는 ‘가지 마’라는 애원을 꾹꾹 삼키며 결국 그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건, 역설적으로 그 사람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붙잡을 수 없던 그 모습이 어떤 운명에 대한 순응이었다면, 그럼에도 끝내 ‘사랑해’를 되뇌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마음속 그리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어쩐지 이 노래는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우리는 그녀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사랑해도 보내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아픈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만 같다. 나는 아직 이별마저 사랑해야 한다는 그 야속한 말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언젠가 그 아린 마음이 자연스럽게 그리움으로 덮여가는 계절이 찾아온다면, 그때는 그들의 음악을 웃으며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차오르는 말이 많지만, 오늘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을 뿐이야’의 애틋함에 오래 머물고 싶다. As One은 Forever라는 단어가 있어야 완성되는 이름이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음악평론가 김영대
우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곁에서 따뜻한 빛이 되어주신 팬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As One이라는 이름으로 꿈의 여정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사랑과 응원, 그리고 음악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하나였음을 늘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Thank you for completing us.
Forever As On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