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곳입니다.
이름조차 불확실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딘가를 향해 힘껏 내달린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어딘가로부터 멀어지기만을
위해 달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떠나오고 떠나가는 이들 가운데 서서
우리는 늘 어쩐지 슬픈 안녕만을
서로의 손에 꼭 쥐여준 것 같습니다.
언제나 다음을 이야기하며, 그날의 안녕을 삼켜내고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있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내일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겠습니다만
면목없게도 나의 내일은 여전히 당신이 있어야만
오려나 봅니다.
계절이 여러 번 흘렀습니다.
지금도 나의 마음은
우리가 늘 안녕을 말하던
여전히 이곳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