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기타를 메고 <무지개>를 부르던 조규찬과 2002년 새로운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 조규찬의 간격은 이제 많이 벌어져있다. <무지개>와 새바람이 오는 그늘로 대표되던 그만의 풋풋하던 감수성의 자리는 이제 원숙함과 기교라는 이름의 것으로 채워졌고, 언제나 인기라는 것의 언저리에 머물던 그도 6집 앨범에 따른 인기로 (비록 그게 브라이언 맥나잇 Brian Mcknight의 후광 때문이라 하더라도) 리패키지 앨범까지 생산해내며 예전과 비교해 많은 인기를 얻었고 자신의 이름을 더 많이 알렸다.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의 13년 음악인생을 정리하겠다며 베스트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시중에 흔해빠진 베스트 앨범이 아닌 모든 곡들을 새롭게 정리하고 편곡, 녹음을 다시 한 베스트 앨범을 말이다.하...
자, 여기 “한국 가요계는 뭐 이렇게 천재가 많냐”고 절규하는 한 음악 팬이 있다. 그의 소리 없는 아우성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계속된다. “서태지도 천재고, 유희열도 천재고, 김동률도 천재고, 이적도 천재고, 대체 천재가 아닌 한국 뮤지션이 있나. 그런데 그렇게 천재들이 많으면서 빌보드 한번 진입했단 얘기 못 들어봤다…(후략)”그렇다. 한국에는 자칭 타칭 천재들이 참으로 많다. 보통 한국 음악계에서 ‘천재’라는 수식어는 작사-작곡을 직접 하고, 프로듀싱도 직접 하고, 세 개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그에 더해 보컬까지 도맡는 ‘오빠’들에게 부여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조규찬에게 천재라는 수사를 붙이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리라. 작사-작곡은 기본이고 각종 음반에서 화려한 배킹 보컬을 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