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 솔로로, 프로듀서에서 가수로...나원주
김건모, 신승훈, 이소라, 박정현, 윤종신, 이문세 등의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앨범의 속지 안에서 작사, 작곡, 편곡, 연주자로서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나원주를 기억할 수 것이다. 그리고 “자화상”이라는 팀을 알고 있고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나의 고백”이라는 곡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나원주라는 싱어송라이터의 독집 음반이 나왔다는 것에 더 없이 반가워 할 것이다.
나원주는 1995년 제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면서 한국대중음악계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연대회에서의 수상곡이 후에 200,000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자화상 1집의 타이틀 곡이며 이승철에 의해 리메이크가 되기도 하였던 “나의 고백”이다. 자화상은 2집 앨범까지 발표까지 활동 이후로 멤버 각각 여러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스나 세션으로 각자의 길을 걸으며 두각을 나타내었는데, 특히 나원주는 어쿠스틱 피아노의 세션 중 “일급 세션”이라 불리우면서,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김건모의 “미안해요”에서 보여준 감성적이고 대중지향적인 편곡으로 뮤지션들과 음반제작자들 사이에서 “지명 1순위”의 프로듀서이며 편곡자여서, 연주자, 작곡자, 편곡자의 세가지 역할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다른 사람을 위한 곡을 쓰거나 연주하는 활동 중에도 간간히 김광석과 유재하 트리뷰트 앨범에서 개성적인 음악해석들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었던 나원주는 약 2년간 자신의 앨범 작업에 몰두해 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히트되었던 앨범에 빠짐없이 참여해왔던 뮤지션이기에 자신의 앨범에 대해서는 더더욱 진지해 질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발매되는 나원주의 첫번째 앨범은 그가 가진 재능을 완벽하게 실연하는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첫번째로 수록곡 자체의 멜로디적 완성도의 충실함에서 작곡자적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두번째로 수많은 히트곡을 완성해온 편곡자답게 다양하면서도 대중지향적인 편곡을 실연하였고, 마지막으로 연주자로써의 기량을 보여주는 피아노나 건반의 플레이들은 “역시 나원주다.”라는 감동이 뭍어난다. 전체적으로 앨범에 참여한 세션들은 그와 오랜시간 연주를 해온 국내의 최고 세션플레이어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앨범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진 기타의 Paul Jackson Jr.나 Jerry Hey 브라스 팀 멤버들이 참여하기도 하였는데, 현지에서의 녹음과정에서 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연주력과 곡 해석력은 “최고의 아시아 연주인중의 하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앨범의 내용은 멀티플레이어인 나원주의 역할을 과시하는 듯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모든 보컬을 혼자 소화하는 아카펠라인『Intro』, 어쿠스틱 악기들의 편곡을 어떻게 편곡하는 것인가를 말해주는 듯한『그대이기에』, 대중적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타이틀 곡『사랑했나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의 연주자들에게 까지 호평을 받았다고 알려진『니가 아니야』, “나의 고백”과 같은 괘적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는 “나원주식 발라드”『미련』, 어쿠스틱 피아노 애들립이 돋보이는 R&B곡『끝』, 머릿곡인『Intro』의 오리지날 곡으로 박정현의 영어가사와 피쳐링(featuring)으로 화제가 될 법한『Baby it's you』,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완성도와 깊이는 나원주라는 싱어송라이터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특히, 작곡가로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멜로디는 대중적 코드를 적절히 읽으면서도 결코 경박하지 않는 매우 중심이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앨범을 제작하는데는 대개 많은 사람들의 역량이 모아진다. 작곡가가 쓴 곡에 작사가는 노랫말을 붙이고 그 곡을 편곡자는 편곡을 하며, 완성을 위해서는 많은 수의 연주자들이 참여를 한다. 그러나 녹음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최종 결과물이 나왔을 때 심한 경우에는 “데모가 더 좋다”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것은 생각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거치면서 작곡자가 최초에 만들어 낸 아이디어가 희석되기 때문일 것이다. 싱어송라이터의 앨범은 가장 작곡자의 의도가 최종의 결과물까지 반영된 음악을 보여주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우리에게 들려 주곤한다. 2000년대의 음악인들 가운데 자신의 앨범의 구석구석을 직접 손을 댈 수 있는 가수는 흔치 않다. 이 앨범의 가치는 처음 지어진 멜로디에서 앨범이라는 완성된 결과물까지 뮤지션 자신이 생각한 결과물에 가장 가까운 앨범이라는 것에 있으며, 더욱이 그 결과물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 평가되어 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