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는 자신의 음악을 ‘얼터너티브 팝’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자기 규정은 음악적 색채를 넘어 태도를 드러낸다. 댄서블한 그루브와 음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새로운 팝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신곡 “떴다 저 가마귀”는 두 대의 베이스 패턴 위에 드럼이 얹어지며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펑키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여기에 강한 타격감으로 발화되는 목소리의 파편들이 마치 효과음처럼 등장하며 이날치의 고유한 색채를 완성한다.
이날치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코드 진행 대신 ‘청(melodic home pitch)’이 존재하는 점이다. “떴다 저 가마귀” 역시 베이스의 음정은 리듬을 보조할 뿐, 화성적 코드로 기능하지 않는다. ‘청’은 소리꾼들의 기준음을 말한다. 이는 서양 화성 음악의 근음(Root)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소리꾼들이 단선율의 길을 자유롭게 오가기 위한 중심점(melodic anchor)에 가깝다. 이 소리의 여정이 제약 없이 흐르려면 화성의 틀이 없어야만 한다. 따라서 두 대의 베이스는 드럼과 함께 마치 세 대의 타악기처럼 리듬을 구축하며, 보컬이 청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한다. 때때로 전면에 드러나는 베이스와 신스 사운드는 보컬의 흐름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서사를 증폭시킨다. 이러한 방식은 미분음 사이를 미끄러지는 보컬 선율마저 이질감 없이 껴안는다. 이는 서로 다른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대안적 공동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멤버 구성 또한 독특하다. 두 명의 베이스, 한 명의 드러머, 그리고 네 명의 보컬은 그 자체로 고유한 질감을 만든다. 판소리에 기반한 네 명의 보컬은 모든 음절을 공기감 없이 명확한 어택을 주며 노래한다. 이러한 보컬적 특색은 “떴다 저 가마귀”의 시작부터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타악기처럼 강하게 발음되는 자음과 절도 있는 끝처리가 리듬적 요소가 된다. 보컬이 가마귀 소리를 모사하며 가사와 사운드가 일체화되는 순간은 서사적 묘미를 더하며, 가성의 사용 및 반복, 유니즌(Unison) 등의 기법은 보컬을 기악화하며 이날치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도용도용은 작은 배가 물위를 떠가는 모양을 그린 말이다. 조조도 조자룡도 쫓기는 자도 쫓는 자도 멈출 수는 없다. 판자때기 아래가 저승인데 어느 누가 멈춰 설 수 있겠는가!”
2020년 [수궁가]에서 2026년의 [떴다 저 가마귀]에 이르는 궤적은 ‘지금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에 각자의 몸에 쌓인 음악으로 답하는 과정이다. 서로 다른 음악적 문법들이 번역 없이 만나, 그 자체로 이날치라는 하나의 언어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날치 LEENALCHI
안이호(Vox) | 최수인(Vox) | 장영규(Bass) | 오형석(Drums) | 박수범(Vox) | 라서진(Vox) | 이재(Bass)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는 2019년 결성하여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무대에서 부지런히 공연했다. 이날치는 정규 1집 [수궁가]를 통해 재미난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특별한 현재의 댄스 뮤직을 선보였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함께 작업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한국관광공사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영상에 사용되며 누적 6억 조회수를 넘어서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치는 2021년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최우수 모던록 노래를 수상했다. 이날치는 Fuji Rock Festival, Clockenflap, WOMAD, Roskilde Festival, Pohoda,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등 국내외 유수의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여러 광고와 드라마 OST에 참여한 이날치는 작년초 화제작 “정년이” OST에 “새타령”으로 참여했고, 2025년 11월 정규앨범 [흥보가]를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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