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연습”
나는 가끔 한 걸음 물러서서 도시를 바라본다. 익숙한 거리에 기대지 않고 풍경과 사람들 사이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채 관찰할 때, 그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Stranger>은 이러한 시선으로부터 출발한 앨범이다. 나는 이 음악들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곳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잠시 내가 나인 것을 잊은 채 나를 둘러싼 공간 어디에도 위치하지 않는 마음으로, 매일 마주했던 풍경과 흘려보냈던 잔상들을 새롭게 마주해본다.
수록된 곡은 각각의 이야기로 시선을 풀어간다.
‘Crossroads’는 도시의 큰 흐름 속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삶의 속도들이 담겨있으며, ‘Green Hour’는 모든 것이 잠시 멈춘 듯한 초록빛의 숨 고르기를 그렸다. ‘Day Off’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감정을 내려놓는 순간을 노래했고 ‘Stranger’은 의도적으로 낯선 시선을 가져와 제3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마음을 담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들을 다시 붙잡기 위한 시도. 이 작은 멈춤들이 모여 시선의 틈을 열고,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것들을 천천히 들여다보길 바란다.
-박지현
박지현의 시선이 담긴 음악, [Stranger]
한국의 악기를 다루며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는 연주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박지현의 존재를 모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부지런한 행보를 보여온 음악가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헤이스트링의 일원으로서 정교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선율을 다룬다면 리마이더스의 절반으로는 즉흥 연주로 유려한 대화를 풀어내기도 한다. 폭넓은 방식으로 협업을 해온 박지현이 빛나는 순간 중 하나는 역시나 독주다. 솔리스트이자 작곡가로서 그는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에 집중할 줄 안다. 그래서 더욱 듣는 이를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극적이거나 강한 고저가 있지 않아도 귀를 기울이게끔 하는 연주와 표현이 있다. 거기에는 주법에 관한 고민도 있겠지만, 지니고 있는 자신만의 정서에서 오는 힘이 크다.
아마 박지현의 행보를 봐온 사람이라면 <서울관찰> 같은 프로젝트나 국립국악원 아티스트랩 <이방인> 같은 작품을 통해 어렴풋이라도 그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어떤 온도를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이해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앨범 [Stranger]는 어쩌면 그러한 흐름 혹은 방향의 연장선이자 조금 더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비록 수록된 곡 수나 러닝타임 자체는 길지 않지만, 그럼에도 각각의 곡이 지니고 있는 모습은 뚜렷하다. 설득력 있는 멜로디는 당장 듣는 이의 시야에 담긴 풍경과 밀착할 것이다. 낯선 가운데 익숙한,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시감을 주는 건 곡 자체가 지닌 경우도 있지만 가야금의 음색에서 오는 힘도 있다. 소리 자체가 주는 에너지를,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지닌 매력 또한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박지현이 만든 앨범 단위의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Stranger]는 기존 작품보다 훨씬 세련된 형태를 지닌다.
박지현은 꾸준히 활동하며 때로는 솔로로, 혹은 팀으로, 그리고 전시와 극작품 등으로 다양하게 공연한다. 음악가의 소식은 그의 인스타그램(@parkjihyun_music)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음악평론가 박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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