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단편영화 혹은 단편소설과 같은 스토리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락 밴드 GLEN이 등장했다. 시네마틱 락이라는 건 장르 명이 아닌 하나의 밴드의 음악성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외국의 밴드 중에는 리알토가 이런 계열의 음악성을 표방했고 70년대를 수놓았던 아트락의 전성기에는 사실상 이러한 스토리 진행 류의 컨셉 앨범을 만든 팀들이 많았다. 리알토가 이러한 이미지를 브릿 팝으로 표현했다면 여기서 소개하는 GLEN은 제펜 비쥬얼 락의 방법론과 북구의 스피드 메틀 그리고 한국형 발라드가 교묘히 융합하여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대중적으로 들릴 수도, 아주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 양면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GLEN은 프로젝트 밴드이다. 이미 2001년 "백합은 순수를 잃었다"로 솔로 음반을 발표했던 락 보컬리스트 김태환을 중심으로 테크노 밴드 9O.P.G) 출신이며 가수 클론의 객원멤버로 유명한 김태영등 다수의 가요음반 작, 편곡가로 활동했던 베테랑 건반주자 허진호. 정통락 밴드 고압선 출신의 베이스 주자 곽호영, 노련한 세션맨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상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 누구든지 음악적 방향만 맞는다면 언제나 들어올 수 도 있고 같이 활동도 가능한 자유로운 프로젝트 밴드이다.
보컬 김태환은 92년 고압선, NEO를 비롯한 다수의 락 밴드를 거치고 SBS, KBS의 드라마 O.S.T와 여러 가수의 음반에 참여한바있는 작곡가 출신으로. 2001년 솔로음반 "백합은 순수를 잃었다"를 발표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다. 이번 GLEN의 음반은 솔로 음반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팀은 이전의 백 밴드가 아닌 함께 만들어 가는 "진정한 팀 음악"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면을 추구하자는 게 그의 음악적 방향이다. 이번 음반은 사정상 혼자 만들었지만 다음 음반부터는 작곡능력을 갖춘 GLEN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음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타이틀곡 <영원히>는 제펜 비쥬얼락 적인 진행에 한국적 멜로디 라인이 가미된 비트있는 발라드 곡이다. 이별을 하기에는 너무나 가슴아파하는 두 연인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적인 구성.
발라드 <너에게로>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분위기와 멜로디를 가진 발라드로. (GLEN)의 서정적 분위기를 대표하는 곡. 담담하게 HAPPY ENDING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잔뜩 묻어있다.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이 곡은 일본풍의 스피드메틀로 멜로디가 살아있는 곡인데 뒤에 등장하는 MARIA는 이 곡 의 발라드 버전이다. 갑자기 사고로 죽은 남자가 함께 죽은(?)여자를 찾아 헤메며 울부짖는다는 다소 끔찍한 공포영화 적 소재의 곡.
<실락원> 이 곡은 락과는 다소 거리가 먼 분위기지만 앨범 전체에 흐르는 다소 음습한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곡으로 가사내용에 대해서는 각자의 상상(?)에 맡겨야할 듯 싶다. 사랑 때문에 미쳐버린 한 남자의 시각에서 본 파멸의 이야기.
그 외에도 이미 이전 음반에 삽입되었던 설국(雪國), DIES IRAE, 2부작 REQUIEM을 재 수록하는데 이건 단순히 곡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편에서 다 하지 못한 영화적 구성을 이번 음반에서 종결해보고자 하는 프로듀서 김태환의 의지가 숨어있는 부분이다. 즉 새 녹음 곡들 중 스토리 라인이 부족한 곡을 과감히 삭제하고 이 곡들을 재 수록함으로서 비로서 완전한 시네마틱 락이 완성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자료제공: 글랜뮤직 - .... ....